당대회 기념 열병식 참석한 김정은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격 군사작전에 돌입한 지 하루만인 1일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제거된 상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남다른 공포감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축출된 데 이어 두 달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의 죽음을 목도하며, 미국이 북핵 위협 제거를 명분 삼아 자신 또한 '참수작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위협을 느꼈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번 일이 북미 대화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31일∼내달 2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으로, 이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당장은 하메네이 사망이 미국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해 김 위원장이 북미대화에 나서기 더욱 어려워진 형국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섣불리 나서 미국과 엮이기보다는 중·러를 뒷배 삼은 지금의 구도를 굳이 흔들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핵이 없는 이란이 당하는 상황을 보며 핵무력에 대한 집착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군사적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굳어졌을 것"이라며 "어설프게 협상에 나왔다가는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 협상 자체를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내건 대화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향적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시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북한 기록영화가 소개한 판문점 북미정상회동 |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상황 관리' 차원에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대화 제의를 계속 거부하면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부담이 있으리라는 점에서다.
북한은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초 이후 그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계속된 회담 거부에 따른 군사적 공세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반미 연대'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이란과 전통적 우방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은 이날 저녁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력행위를 "불법무도한 침략행위이며 가장 추악한 형태의 주권침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미국의 패권행위 증가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현 이란 사태와 무관한 지역에 정치경제적으로, 지정학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등과 같은 미국의 군사행위가 동북아 정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다만 북한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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