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를 통해 “다시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협받는 위기의 시대에 우리 모두가 3·1혁명의 정신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며 북한을 향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일본을 향해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과거 직시·미래 협력’이라는 투 트랙 기조를 재확인했다.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도 통합을 강조하며 3·1운동의 평화·공존 정신을 통해 갈등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첫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을 ‘3·1혁명’으로 명명하면서 “3·1혁명은 우리가 나아갈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제시한 나침반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격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107년 전 평화·공존을 주창한 3·1독립선언의 의미를 되새긴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이날 기념사에서도 북한 체제 존중, 적대 행위 중지, 흡수통일 비추구 등 ‘3대 원칙’을 재확인했다. 최근 노동당 제9차 당대회를 통해 적대적 대남 메시지를 낸 북한을 향해서 대화 재개를 위한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무인기 사태가 현 정부와 관계없다며 선을 긋고 무인기 침투 행위를 비판했다.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엄벌, 제도적 방지 장치 마련 등을 언급하며 대북 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실용 외교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고,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과거를 직시하되 현재의 과제를 함께 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열기 위해 호응해달라”고 한 점도 ‘과거 직시·미래 지향’ 원칙의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 서두부터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날은 모두가 하나였다. 계층·신분, 연령·성별, 영남·호남, 좌우가 따로 없었다”면서 “평양, 서울, 부산, 신의주에서 온 나라가 만세 소리로 가득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작은 차이보다 더 큰 대의를 위해 하나로 뭉쳤기에 3·1혁명은 마침내 광복의 환희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존경받으며 공동체를 배반한 행위는 준엄하게 심판받는,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언급한 바 있는 ‘정의로운 통합’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통합 넥타이’로 불리는 빨강·파랑·흰색 줄무늬가 교차하는 넥타이를 착용해 국민 통합과 여야 협치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로 예정했던 청와대 오찬 회동이 무산되며 만남이 불발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날 행사장 입장·퇴장 시 두 차례 악수를 했고 조희대 대법원장과도 악수했다.
이 대통령은 중·일 갈등 상황과 관련해서도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거론하며 “격변의 시대를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전체 기념사에서 ‘평화’는 24차례, ‘독립’은 14회, ‘혁명’은 12회 언급됐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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