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일본 연구진과 함께 대규모 국제 공동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무선주파수(RF) 전자파의 장기 노출이 뇌종양과 심장종양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독성 과학'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2018년 미국 국립독성연구프로그램(NTP)이 발표한 동물실험 결과를 재검증하기 위해 수행됐다. 당시 NTP는 900메가헤르츠(MHz) CDMA 전자파에 평생 노출된 수컷 쥐에서 일부 종양 발생이 증가했다고 보고해 논란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연구의 재현성과 타당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에 한·일 연구진은 2019년부터 동일한 조건으로 공동 실험을 진행했다. 생쥐 210마리를 대상으로 국제 인체 보호 기준의 근거가 되는 강도의 전자파를 하루 24시간, 2년(104주) 동안 노출했다. 해당 수치는 일반적인 휴대전화 사용 환경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실험은 ▲전자파 노출군 ▲허위 노출군 ▲대조군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체중 ▲체온 ▲사료 섭취량 ▲생존율 ▲종양 발생 여부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뇌·심장·부신 등 주요 장기에서 전자파 노출군과 비교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종양 발생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는 전자파 노출군의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 책임자인 안영환 아주대 의대 교수는 "인체 보호 기준의 근거가 되는 노출 수준에서 과거 보고된 종양 증과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다"며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완화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전자파의 모든 건강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4G와 5G 등 다양한 통신 환경을 반영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 발표 기준에 따르면 뇌 및 중추신경계 암 발생자는 연간 약 1700~2000명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4명 안팎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된 지난 10여 년 동안 가입자는 크게 늘었지만, 뇌종양이 이에 비례해 급격히 증가했다는 추세는 통계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2022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시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휴대전화 사용 빈도와 사용 기간에 따른 뇌종양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자파 노출이 마음에 걸린다면 물리적 거리를 두는 방법도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기기를 몸에 밀착해 사용하는 경우보다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리면 노출량은 많이 감소한다. 통화 시 이어폰이나 스피커폰을 활용하는 것도 머리 부위 직접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 지하 공간이나 엘리베이터 등 신호가 약한 환경에서는 단말기가 더 높은 출력으로 동작할 수 있어 장시간 통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