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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2배 치솟을 수도”···세계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수송경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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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보여주는 지도 위에 송유관의 모습이 합성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봉쇄를 시사한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 통행량이 70% 감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경로’라 불리는 호르무즈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2배가량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해협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기존의 3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NYT는 선박운행정보업체 ‘머린트래픽’의 모회사 케이플러(Kpler) 소속 고위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분석가 디미트리스 암파치디스의 말을 인용해 이날 밤 늦은 시간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통행량이 70% 감소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일부 선박만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타스님통신은 “선박의 통항이 정지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해협 주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란의 대응으로 안전한 환경에 있지 않기 때문에 혁명수비대는 선박에 대해 해협의 통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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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0일 호르무즈 해협의 항공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는 복수의 보고가 영국 해사당국에 접수됐으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모든 선박의 해협 통과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영국 해사당국은 실제 봉쇄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봉쇄하거나 통행량을 급감시킬 경우 아시아 지역으로 수송되는 원유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제유가는 크게 오를 공산이 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총연구소가 지난 1월 추산한 내용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돼 모든 원유나 석유제품 수송이 끊기는 경우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일 보도했다. 이 경우 원유 1배럴당 가격은 현재의 거의 2배 수준인 10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바클레이즈 에너지 분석팀도 선물시장이 재개되는 오는 2일 거래에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동 정세가 급박해지면서 유가의 지표가 되는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7일 이미 한때 전날보다 3%가량 올라 배럴당 67달러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약 7개월만의 높은 수준이다.

아사히는 또 일본 국내 경제와 관련해서는 중동으로부터의 화석연료의 수입이 모두 끊기는 시나리오의 경우 전기·가스업이나 제조업을 중심으로 압력이 높아져, 일본 GDP가 3%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는 약 240일분의 석유 비축량이 있기 때문에 당장 유통이 끊기지는 않지만 휘발유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화력발전이나 도시가스에 사용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중동 의존도는 10%까지 떨어졌지만 수입가격이 원유시세에 연동되고 있어 전기료나 가스비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중동산 원유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을 겪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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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으로는 이란, 남쪽으로는 오만 사이를 지나는 해협으로,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은 약 30㎞이며 이 가운데 유조선 통과에 충분한 수심이 있는 구역은 6㎞ 정도에 불과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의 원유는 대부분 이 해협을 통해 수출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구역을 통해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일일 2000만배럴이 아라비아해를 거쳐 수송된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으로 운반되는 원유가 이 경로를 통해 수송된다.

NHK는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에 있어서도 중요한 해상 루트”라면서 이란은 지금까지 미국 등과의 대립이 깊어지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암시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이란 핵시설이 공습을 당한 직후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지만 최종 결정권을 가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봉쇄를 시행하지는 않은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최근 며칠간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원유 수출량을 늘리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다른 경로를 모색해 왔다. 지난해 6월 나온 미 에너지정보청 분석에 따르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존 파이프라인 중 미사용 용량을 활용하면 하루 평균 260만 배럴 분량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운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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