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반도체레이다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반도체레이다>가 반도체, 소부장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반도체레이다>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반도체레이다와 함께 놓친 반도체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이번 주 반도체 흐름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폭발하는 AI 메모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생산능력 극대화에 나선 삼성전자와 다가올 AI 추론 시대를 대비해 차세대 생태계 표준을 주도하려는 SK하이닉스의 영토 확장전'입니다.
◆ "파운드리 대신 HBM"… 삼성전자, 기민한 피벗으로 평택 P4·P5 '올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고대역폭메모리)의 근간이 되는 D램 공급이 갈수록 빠듯해지면서,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생산능력(캐파)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시장 상황에 맞춘 '기민한 라인 전환(Pivot)'입니다. 당초 삼성전자는 평택 4라인(P4)의 페이즈2(Ph2)와 페이즈4(Ph4)를 파운드리 전용으로 구축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파운드리 사업의 회복이 지연되는 반면 AI 메모리 수요는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자 과감하게 해당 공간을 메모리 전용으로 틀어 연내 구축을 완료하기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곳에는 HBM4에 적용되는 최첨단 1c(10㎚급 6세대) D램 공정이 우선 도입됩니다. 라인 안정화를 거쳐 본격적인 양산(Ramp-up)에 돌입하면 P4에서만 월 10~12만 장 수준의 웨이퍼를 쏟아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연말 예정이던 신규 P5 라인의 골조 공사도 3분기 중 조기 완료하고 신속하게 장비 발주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쏟아지는 물량 요구를 세계 최대 수준의 '압도적 생산능력'으로 빨아들이겠다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한편 잠시 숨을 고르는 파운드리 물량은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전초기지로 삼습니다.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수주를 확보해 2㎚부터 10㎚급 선단 공정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겠다는 투 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 SK하이닉스, 샌디스크와 손잡고 차세대 AI 메모리 'HBF' 룰 세운다
당장의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HBM 맹주' SK하이닉스는 미래 AI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스크 본사에서 킥오프 행사를 열고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HBF(High Bandwidth Flash)'의 글로벌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들이 새로운 메모리 규격에 뛰어든 이유는 명확합니다.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하는 단계에서 실제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Inference)'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론 시대에는 수많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막대한 용량과 전력 효율성이 동시에 요구됩니다.
문제는 기존 구조의 한계입니다. HBM은 속도는 최고지만 용량 대비 가격이 비싸고 SSD는 용량은 크지만 AI 연산을 감당하기엔 속도가 아쉽습니다. HBF는 바로 이 HBM과 SSD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새로운 계층의 메모리입니다. 두 제품의 장점을 섞어 AI 시스템의 전체 운영 비용(TCO)은 대폭 줄이면서도 성능의 병목을 해소하는 '가성비 킬러 카드'인 셈입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 산하에 전담 워크스트림을 꾸려 HBF를 업계 표준으로 정립할 계획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HBM 압도적 기술력과 샌디스크의 낸드 노하우를 결합해 다가올 2030년 복합 메모리 솔루션 시대의 '새로운 룰'을 직접 세우겠다는 포석입니다.
눈앞에 닥친 HBM4 물량전에서 압도적 캐파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삼성전자와, 다가올 추론 시대의 밑그림을 먼저 그리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치열하고도 결이 다른 투 트랙 전략이 글로벌 AI 반도체 지형도를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반도체레이다] 삼성, 평택 P4·P5 '1c D램' 전초기지로… SK하이닉스-샌디스크, 추론용 'HBF' 동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