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6년 만에 '출하량 3위'에 올라섰다. 애플(1위), 구글(2위)에 이은 깜짝 3위다. 갤럭시 시리즈 속 다채로운 인공지능(AI) 기능이 일본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젖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일본 시장의 절반을 장악한 애플 역시 AI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방어전선'을 구축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에 올랐다.[사진 | 뉴시스] |
삼성전자가 '애플 안방'인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랜만에 어깨를 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R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피처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 출하량과 스마트폰 출하량 부문에서 각각 3위에 올랐다. 두 부문 모두 1위는 애플이 차지했고, 2위는 구글이었다.
삼성전자가 두 지표 모두 3위권에 오른 건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참고: 불과 몇년 전까지 일본 소비자는 스마트폰 이전 세대 휴대전화 '피처폰'을 애용해 왔다. MMRI가 통계를 2종류로 나눠 집계한 이유다. 순위 외에 구체적인 출하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반등한 배경으로 인공지능(AI)을 꼽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AI를 활용한 실시간 통번역, 이미지 편집 기능 등을 꾸준히 강화한 점, 최근 들어 일본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의 AI 기능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점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는 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3월 론칭하는 신제품 '갤럭시S26'에 이전 모델보다 한차원 높은 AI 기능을 탑재할 것이란 점도 긍정적인 변수다.
갤럭시S26엔 '갤럭시 AI' '제미나이(구글 AI)' 외에 또다른 생성형 AI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탑재한다. 검색 엔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이 AI는 높은 답변 정확도와 맥락 이해가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앱을 조작하는 'AI 에이전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명령만으로 스마트폰에 내장된 노트 앱에 필기를 하거나 달력 앱에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럼 삼성전자는 AI를 무기로 일본 시장에서 계속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을까. 순위가 올랐다곤 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업계 1위 애플의 패권이 워낙 견고해서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AI 기능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자사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언어에 일본어를 추가했다. 이제 아이폰에서도 일본어 실시간 번역이 지원된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엔 AI 에이전트 기능도 공개했다.
[사진 | 뉴시스] |
애플 연구진이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애플 머신러닝 리서치'는 2월 24일(현지시간) 사용자의 조작 없이 AI가 복합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술 '페럿-UI 라이트(Ferret-UI Lite)'를 선보였다. 음성 명령을 받으면 AI가 기기 화면의 아이콘ㆍ글자 등을 인식해 직접 앱을 넘나들며 임무를 수행하는 게 이 기능의 핵심이다.
가령, "어제 찍은 사진을 보정해서 메일로 보내달라"고 명령하면, AI가 사진 앱과 보정 도구, 메일 앱 등을 조작해 명령을 완수하는 식이다. 업계 평가는 긍정적이다. 애플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2월 21일 기사에서 "애플은 페럿 AI 모델을 통해 시리(애플 개인 비서)가 앱을 보고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서 "맥락 이해와 상호작용 능력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6년 만에 상승세를 탄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년간 바뀌지 않았던 일본 소비자의 기준이 '브랜드 충성도'에서 'AI 편의성'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하지만 일본 시장 난공불락 1위 애플의 방어전선도 탄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얼마나 더 선전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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