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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에도 갇힌 소녀상·줄어든 강제동원 생존자···“여전한 고통, 기억으로 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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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삼일절 107주년을 맞은 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이갑수씨(44)와 친구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우혜림 기자


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길을 달리던 이갑수씨(44)가 걸음을 멈췄다. 이씨는 함께 뛰던 친구들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앞으로 이끌었다. “삼일절이니까 인사하고 가자.” 이씨와 친구들은 소녀상 앞에 나란히 서 눈을 감고 묵념했다. 이씨는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드렸다”며 “계속 기억해야만 앞으로의 후손들에게도 피해자들의 뜻이 전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일절 107주년을 맞은 이날 시민들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기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을 향한 모욕과 왜곡이 반복되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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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107주년을 맞은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이 경찰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에 둘러싸여 있다. 우혜림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자리한 소녀상은 검은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으로 둘러싸였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24일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의 요청으로 소녀상 주변 폴리스라인 철거를 검토했는데 극우 성향 시민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가 집회를 예고하면서 유지를 결정했다.

이 단체의 김병헌 대표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처벌이 무서워서 집회를 중단했다고? 착각하지 마라”며 “3월25일부터 우리가 다시 위안부 동상을 차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집회 예고로 삼일절인 이날에도 소녀상은 경찰의 보호 아래 있었다. 폴리스라인 옆 화단에는 분홍색 카네이션 화분 하나만이 놓였다.

극우 단체의 역사 왜곡과 모욕적 언행이 이어지자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대응에 나섰다. 김원일 일송김동삼선생기념사업회 이사 등은 지난달 27일 김병헌 대표 구속을 촉구하는 서명을 경찰에 전달했다. 김상옥·오운흥 선생 등 독립운동가 후손 다수를 포함해 총 4118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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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키타현 사도광산에서 추도식이 열린 2024년 11월24일 서울 용산역 광장 강제징용노동자상 모습. 성동훈 기자


일제강제동원피해자 유족회는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나라를 일제에 강탈당하고 타국 땅에서 숨진 원혼들은 지금도 이국땅을 헤매고 있다”며 “강제동원 피해 사건들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정부로부터 의료지원금을 받는 징용 피해자 수는2024년 904명에서 지난해 640명으로 급감했다. 생존자 10명 중 4명은 100세가 넘어 하루가 급하다.

유족회는 “고령의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겪는 민생고를 국가가 책임지고 그에 걸맞은 지원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끌어내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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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107주년을 맞은 1일 서울 중구 정동길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흰 꽃이 놓여 있다. 우혜림 기자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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