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사서 행정통합 기본법 제정·권한 이양 촉구…"선통합·후보완은 주춧돌 없는 집"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3·1절 기념사를 통해 자치분권과 지방자치를 온전히 구현하는 이른바 ‘진짜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행정구역만 넓히고 간판만 바꾸는 형식적 통합이 아니라, 재정과 권한 이양을 전제로 한 실질적 통합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충남도는 1일 도청 문예회관 대강당에서 김 지사를 비롯해 보훈단체 관계자와 도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힘쎈충남에서 울리는 뜨거운 함성’을 슬로건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김 지사는 기념사에서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107년 전 선조들께서 외쳤던 자주독립의 함성은 일시적 저항이 아닌 시대를 바꾸는 외침이었다”며 “선열들은 국권 회복을 넘어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자유와 법치가 살아 숨 쉬는 나라를 꿈꾸었고, 그 정신은 오늘 대한민국의 뿌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대한민국은 그날의 외침 위에 세워진 나라”라며 “3·1절의 역사를 되새기며 다시 한 번 나라의 틀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충남·대전 행정통합 문제와 관련해, 통합을 처음 제안하고 이끌어온 당사자로서 흔들림 없이 ‘진짜 통합’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충분한 내용을 담지 않은 채 국가 대업을 졸속으로 밀어붙일 경우 회복할 수 없는 국민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방향이 바로 서야 속도도 의미를 갖는다며 △전국 공통의 원칙과 기준을 담은 ‘행정통합 기본법’ 제정 △진정한 자치 실현을 위한 실질적 재정 및 권한 이양을 촉구했다.
김태흠 지사는 “재정과 권한 이양 없는 통합은 빈껍데기에 불과하고, 충분한 숙의 없이 강행하는 통합은 지역 주민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며 “갈등과 후유증만 남긴 채 실패한 통합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과 같은 선통합·후보완 방식은 주춧돌 없이 집을 짓는 것과 다름없다”며 “분권형 국가로의 근본적 전환이라는 대의를 지키며, 자치 실현이라는 분명한 원칙 아래 정도를 걸어 백년대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3·1절의 역사적 의미를 현재의 국가 과제와 연결 지은 이번 기념사는,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대한민국의 분권 구조를 재설계하는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는 평가다.
아주경제=허희만 기자 hmhe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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