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최근 보유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DOPCO)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에 대해 강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NCDC(Neither Confirm Nor Deny)’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4000억 원대 예상 매각가가 거론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 IMM인베스트먼트,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등 원매자 명단도 나돌면서 최종적으로 딜 클로징 여부를 떠나 대한송유관공사가 매물 목록에 오른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2024년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중인 SK그룹이 마지막 순간까지 애지중지 아껴오던 대한송유관공사에 대해 알아본다.
대한송유관공사는 1990년 송유관사업법 제정에 따라 석유에너지의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송을 위해 정부, 정유사, 항공사 공동 출자로 설립됐다가 2001년 민영화됐다. 최대 주주는 SK이노베이션(41%)으로 박창길 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민영화 이후 9명의 사장은 SK그룹 출신이다. 나머지 주주의 지분 비율은 GS칼텍스(28.62%), 산업통상부(9.76%), 에쓰오일(8.87%), HD현대오일뱅크(6.39%), 대한항공(3.1%), 한화토탈에너지스(2.26%) 순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총연장 1116㎞의 송유관을 통해 국내 경질유(휘발유, 경유, 등유, 항공유) 소비량의 약 58%를 전국 주요 도시와 공항으로 공급하는 국가 에너지 대동맥 역할을 한다. 송유관은 지하에 매설된 설비로 날씨, 시간, 교통환경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수송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전국 12개 거점지역에 위치한 저유소에서는 총 522만 배럴의 석유류 비축도 가능하다.
대한송유관공사는 매년 준수한 경영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연평균 매출액은 1951억 원, 영업이익은 527억 원, 당기순이익은 43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4년 말 총자산은 1조 794억 원, 부채는 3092억 원이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1주당 2045원의 배당을 결정해 총배당금은 405억 원에 달한다.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배당하는 황금알을 낳는 오리인 셈이다.
다만 대형 화재에 노출될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 2018년 10월 경기 고양시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가 대표적이다. 당시 스리랑카 국적의 근로자 A 씨가 날린 풍등이 저유소 잔디에 떨어진 뒤 불씨가 건초에 옮겨 붙어 저유소 폭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경산시 하양읍 대한송유관공사 영남지사 옥외 유류저장탱크에서 불이나 자칫 큰 불로 번질뻔했다.
매각 과정에서는 잊을 만 하면 터지는 화마와 함께 최대 주주조차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기 힘든 지배구조도 매력을 잃게 하는 요인이다. 주요 의사결정 역시 회사 1인, 각 주주사 1인, 정부 1인 등이 참여하는 송유관운영협의회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통매각을 추진하더라도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어려운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게 아닌 한 통매각보다는 분리 매각을 시도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는 이유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엑시트(투자금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는 데 대한 정부와 기존 주주사 반대도 불보듯하다”고 전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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