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탬파국제공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화제다. ‘농담 해프닝’이었지만 공항 복장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국제공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잠옷 금지” 게시글을 올렸다. 공항 측은 “소통을 위한 유머”라고 해명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
탬파공항은 26일(현지시간) 엑스(X),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이제 충분히 봤습니다. 충분히 참았습니다”라며 “이제는 탬파국제공항에서 잠옷을 금지할 때”라고 밝혔다.
공항은 대낮의 ‘잠옷’ 공항패션을 지적하며 “크록스를 성공적으로 금지하고, 모두에게 세계 최초의 크록스 없는 공항을 경험할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 데 이어, 이제는 훨씬 더 큰 위기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당신 삶의 누군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그들과 어려운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항은 “광기는 오늘로 끝이다. 이 운동은 지금 시작된다”며 “크록스와 잠옷 없는 공항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적었다.
사실 이 글은 SNS 소통을 위한 탬파공항 측의 유머다. 공항은 승객들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하고 풍자적인 콘텐츠를 종종 올린다. 이번 글도 여행 당일 패션 논쟁을 풍자한 것이다. 크록스 금지도 된 적이 없고, 잠옷도 금지할 계획이 없다.
보 짐머 탬파공항 대변인은 AP통신에 “이건 모두 재미를 위한 것”이라며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짐머 대변인은 “SNS 초창기부터 구축해 온 재치 넘치는 어조의 계정”이라며 “이용자들은 이런 콘텐츠를 정말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국제공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잠옷 금지”에 관한 글. SNS 캡처 |
그럼에도 이 글 이후 찬반 의견이 이어졌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환영했다. 더피 장관은 지난해 11월 ‘여행의 황금기는 당신으로부터 시작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예절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이 중 하나가 기내에서 좀 더 격식을 갖춘 복장을 착용할 것을 권장하는 것이었다. 앞서 더피 장관은 “청바지에 셔츠를 입는 것처럼, 저는 사람들이 조금 더 단정하게 옷을 입도록 권장하고 싶다”며 “공항에 갈 때는 슬리퍼나 잠옷을 입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용자들의 의견은 반대가 주를 이뤘다. “권위주의적인 헛소리”라 거나 “여행 중에 뭘 입고 뭘 입지 말아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지시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잠옷을 입으면 다른 누군가 다치냐”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잠옷의 기준이 뭐냐. 트레이닝 바지, 요가 바지 등은 잠옷인가, 아닌가”라는 반응도 있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항공 여행이 지속해서 불편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승객들의 복장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인디펜던트가 전한 승객 권익 옹호단체 ‘플라이어스 라이츠’ 자료에 따르면 40년 전과 비교해 평균 좌석 간격(다리 뻗는 공간)은 35인치(약 89㎝)에서 31인치(약 79㎝)로 줄었고, 저가 항공사는 좌석 간격이 29~30인치로 더 좁다. 항공기 좌석 크기는 1990년대 18.5인치였으나 현재 17인치다. 과거에는 항공사들이 좌석 점유율을 70%로 운항해 승객들이 더 여유롭게 앉을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점유율 80~85%로 운영 중이다.
공항에서 종종 잠옷을 입은 승객들을 볼 수 있다. 장시간 비행을 위해서는 편한 옷이 좋다. 대한항공 일등석 잠옷을 입은 GD(왼쪽)와 파자마를 입은 추성훈. 대한항공·추성훈 SNS 캡처 |
공항 검색도 편안한 옷이 필요하게 만든다. 보안검색대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전신 스캔을 받아야 하며,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연방 직원에 의한 신체 수색을 받기도 한다.
인디펜던트는 “승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신체 수색을 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그 과정이 편안하게 진행되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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