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이 열렸다. 육·해·공군 558명의 신임 장교가 임관했다. 주목할 점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은 사창 최초다. 3개 사관학교와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ROTC)의 임관식을 함께 치른 사례는 있지만 3개 사관학교만 통합해 임관식을 개최한 적은 없었다.
군 안팎에서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육·해·공 통합사관학교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가 국군사관대학교를 신설하고 기존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그 아래 단과대 개념으로 통합하는 안을 국방부에 권고한 바 있다.
이 대통령도 통합임관식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처음으로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앞으로는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미래 전장을 주도할 국방 인재를 더욱 체계적으로 양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사관학교 통합의 본격적 추진에 대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적 배경은 차치하고 3군 사관학교의 이례적 조기 통합임관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유인 즉 대한민국 장교로 임관하기 위한 필수 학력인 4년제 학사 학위도 없는 상태로 임관식을 거행해 왜 논란을 자초하느냐는 것이다. 3군 사관학교 졸업생들은 학사 학위 예정자라고 하지만 학사·학군장교에 비교해 특혜라는 지적이다.
각군 장교 선발에 지원할 때는 대학교 졸업자 또는 학사 학위 소지자와 함께 졸업 예정자 및 학사 학위 소지 예정자는 선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장교 선발에 최종 합격한 이후에는 반드시 졸업장(학사 학위)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장교로 선발되지 못한다. 학사 학위가 있어야 장교로 임관할 수 있는 것이다.
육·해·공군사관학교 3군 사관학교는 사관학교설치법 제8조(학위 수여)에 따라 고등교육법 제31조에 따른 수업연한 4년의 대학으로 보고, 그 졸업자에게는 학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졸업한 사람은 각군의 소위로 임명된다. 그러나 이번에 3군 사관학교의 사관생도는 졸업장을 받지도 않았는데 소위로 임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3군 사관학교는 지난 20일 통합임관식 이후인 2월 25일부터 공사, 해사, 육사 순으로 졸업식을 진행한다. 통상 3군 사관학교는 졸업식 및 임관식을 동시에 시행한다. 졸업장을 받아 들고 소위로 임관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사상 첫 3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만 분리 시행했다.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 안팎에선 3군 사관학교의 이례적인 조기 통합임관식 시행 배경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국정과제인 육·해·공 통합사관학교 추진 메시지 전달과 임석 상관인 대통령(군통수권자) 및 국방부 장관의 일정 고려 차원이다. 당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는 ‘한·캐나다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 반드시 참석하는 외교 일정 때문에 통합임관식을 조기에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탓에 이번 3군 사관학교 생도들은 비슷한 시기에 임관하는 학사 장교(OCS)와 학군 장교(ROTC)와 달리 학사 학위도 없이 이례적으로 장교로 임관했다.
게다가 기존에 3군 사관학교는 가족들에게 졸업식 및 임관식 일정을 사전 공지하고 부대 출입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급하게 통합임관식 시행을 통보하면서 다시 가족들에게 임관식 및 졸업식을 분리 진행하는 것을 알리고 통합임관식 장소인 계룡대에 대한 추가 출입 조치로 일부 가족들이 거세게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통합입관식 행사는 통합사관학교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 합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신임 장교의 사기 진작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해 (조기)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관식은 의식 행사로서 법적 임관일은 3월 1일부로 장교 임관에 필요한 모든 군사 교육과 학점 이수가 이미 완료돼 실질적인 졸업 자격을 갖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군 소식통은 “통합사관학교 추진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졸업장도 못 받고 조기 임관식을 하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관찰되지 않았고 대통령 참석 및 국방부 장관의 외교 일정 때문에 사전에 졸업식 참여 계획을 잡아 놓았던 가족들의 항의를 의식해 임관식을 먼저 시행하고 졸업식은 예정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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