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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도 AI가 연다… 한국형 공병전투차량, 北 요새화에 맞선다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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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서 지뢰를 제거하고 통로를 개척하는 공병 전투가 혁신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장병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폭발물에 접근하거나 두터운 장갑을 지닌 차량을 투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무인기술을 적용, 안전하면서도 신속한 장애물 돌파 작전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세계일보

육군이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AI 기반 유·무인복합 한국형공병전투차량(K-CEV)의 첫 실전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장애물지대에 접근한 K-CEV가 정찰드론, 폭발물탐지제거로봇, 다족보행로봇과 함께 지뢰를 탐지하는 모습. 육군 제공


이같은 변화는 육군이 일선에서 시범 운용중인 AI 기반 유·무인 복합 한국형 공병전투차량(K-CEV)에 의해 이뤄질 전망이다.

K-CEV는 드론·로봇·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 무인 장비를 통합 운영, 기계화 공병부대의 도시·산악작전 과정에서 통로를 개척하고 기동로 확보를 지원한다.

기존에 육군이 쓰고 있는 K600 장애물개척전차와 더불어 기계화부대의 진격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제거, 신속한 작전 활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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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AI 기반 유·무인복합 한국형공병전투차량(K-CEV)의 첫 실전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K-CEV가 표적을 식별하고 사격하는 모습. 육군 제공


◆K-CEV 공개한 육군

육군은 지난달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AI 기반 유·무인 복합 K-CEV 첫 실전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훈련에 참가한 11기동사단 철마부대는 K-CEV를 중심으로 드론과 지상로봇 등 무인체계를 활용한 선도정찰부대를 운용해 장애물 개척 및 공격작전을 수행하는 훈련을 실기동 및 실사격으로 진행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K-CEV는 육군 기계화부대에서 운용하는 K-21 보병전투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신속연구개발사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2023년부터 개발을 진행했으며, 11기동사단 공병대대에서 지난 1월부터 시범운용중이다.

6월까지 이뤄질 시범운용 결과에 따라 육군에서 소요가 결정되면 노후화한 K711 5t 트럭과 KM9 ACE 전투장갑도저를 대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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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병부대가 참가한 연합 도하 훈련에서 한국군 KM9 ACE 전투장갑도저가 부교를 건너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현재 육군 기계화부대는 K600 장애물개척전차와 KM9 ACE 전투장갑도저가 전장 장애물 개척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K-1A1 전차 차체를 활용한 K600은 지뢰제거쟁기·굴삭팔·자기감응지뢰 무능화장비를 탑재해 지뢰·낙석 등을 제거하고 통로를 확보하는 장비다. 전차 차체를 쓰고 있어서 전차부대와 함께 작전행동에 나설 수 있다.

반면 기계화부대는 사정이 다르다. KM9 ACE 전투장갑도저는 미국이 1988년에 개발한 M9 ACE를 면허생산한 것이다. K- 무게에 비해 엔진 출력이 약하고, 조종수의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크다.

특히 기계화부대에 K-21 보병전투차가 배치되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K-21과 비슷한 수준의 기동력을 갖춰야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기계화부대의 진격로를 개척할 수 있는데, KM9 ACE는 K-200 계열 장갑차를 사용한다. K-21에 기반한 K-CEV가 필요한 이유다.

K-CEV는 K-21과 동일한 수준의 기동력과 방호력을 갖춰 유사시 장애물 제거와 통로 개척 등을 수행할 전투공병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다. 30㎜ 기관포탄 방호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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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AI 기반 유·무인복합 한국형공병전투차량(K-CEV)의 첫 실전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K-CEV 승무원이 정찰드론을 조종하는 모습. 육군 제공


차량에는 정찰드론을 탑재해 장애물 지대와 주변 지역을 면밀하게 정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차체에는 360도 상황인식장치를 탑재, 적군의 동향과 위치를 확인한다. 다수의 카메라-센서 데이터를 융합해서 승무원에게 360도 주변 상황을 제공한다.

AI 기술이 자동표적탐지기능이 적용된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로 적군의 총탄에 피격될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교전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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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AI 기반 유·무인복합 한국형공병전투차량(K-CEV)의 첫 실전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K-CEV가 연막을 터뜨리고 사격하는 모습. 육군 제공


K-CEV는 차량 내부에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을 탑재한다. 로봇은 전투공병보다 먼저 위험지역에 투입되어 폭발물을 탐지·제거한다.

2023년 체계개발이 완료되어 이달 내 전력화될 로봇은 폭발물을 탐지하는 Ⅰ형과 지뢰를 탐지하는 Ⅱ형으로 구분된다.

폭발물 탐지는 X-레이 투시기를 사용해서 진행한다. 집게와 절단기, 물포총, 산탄총으로 폭발물을 제거한다. 원격 조종을 통해 금속·비금속 지뢰와 폭발물 위협 예상지역을 탐지하고 통로를 개척한다.

육군은 K-CEV가 전력화되면 적과 접촉했거나 전장 상황이 불확실한 작전 환경에서도 무인체계 등을 활용해 적 장애물과 위협을 사전에 정찰해서 안전을 확보, 병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CEV가 실전배치되면, 장애물개척전차처럼 다양한 공병임무를 수행하는 기능과 더불어 자율 주행 등의 요소도 추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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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병이 지뢰탐지기로 폭발물을 찾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반도서 육군 작전 능력 향상

K-CEV는 한반도에서의 기동작전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를 비롯한 전방 지역 곳곳에 대규모로 지뢰를 매설하고, 주요 도로에는 대전차 장애물을 설치했다.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도 접경지역을 요새화하는 방안이 강조됐다.

이같은 기조는 유사시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특히 도시와 도로·철도·하천이 밀집된 서부전선 지역은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군이 북한군의 공격을 격퇴한 뒤 반격에 나설 때, 북한군은 도로와 교량 인근에 장애물과 지뢰·폭발물을 설치하는 한편 RPG-7 로켓 등 대전차 무기를 지닌 보병을 매복시킬 가능성이 높다.

K-CEV는 장애물이나 폭발물 위험이 있는 곳에 접근하면서 정찰 드론을 띄워 사전 정찰을 실시, 북한군의 매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북한군 매복 지점을 확인하면, AI 기반 자동표적탐지 기능이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가 K-4고속유탄기관총이나 K-6 중기관총으로 제압한다. 30㎜ 기관포 공격과 지뢰 폭발을 방어할 수 있는 것도 역습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

매복 위험이 사라지면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을 투입해서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한다. K-CEV에 탑승한 전투공병은 주변 위험이 사라지면 출동해서 전장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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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지면 아래의 폭발물을 제거하는 시연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CEV가 신속하게 장애물을 제거하고 통로를 개척하면, 기갑·기계화부대는 빠르게 진격할 수 있다.

북한의 열악한 도로 사정도 K-CEV의 효용성을 높인다.

북한 교량은 노후화한데다 관리 소홀로 인한 파손이 심각하다. 지방의 소형 교량은 가벼운 하중에도 붕괴 위험이 있다.

한국군 K-1과 K-1A1 전차 중량은 51∼52t, K-2 전차는 55t에 이른다. 통과 시 하중 한계 초과로 교량이 무너질 위험이 크다.

지뢰 및 장애물을 제거하는 K600도 K-1A1 전차 차체를 활용한 것으로서 중량이 50t이 넘는다. 하천과 산악지형이 많은 북한에서 교량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은 상당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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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AI 기반 유·무인복합 한국형공병전투차량(K-CEV)의 첫 실전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K-21 보병전투차들이 기관포를 조준하는 모습. 육군 제공


K-CEV는 K-21 보병전투차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K-21의 중량은 25t. 전차나 K600보다 훨씬 가볍다. 그만큼 접근 가능한 북한 교량이 많고, 공병 작전과 지뢰제거 등의 임무 수행 범위가 넓어진다.

K-CEV는 기술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 지상전력 분야에서는 공병 작전이 고위험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공병전투차량에 소형 드론과 로봇을 연동하는 유·무인 복합체계 적용이 거론되고 있다. AI에 기반한 360도 영상 제공 능력과 지표투과레이더에 의한 지뢰 탐지 능력도 거론된다.

이는 공병전투차량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냉전 시절부터 지금까지 장애물 개척 차량은 두꺼운 장갑을 갖추고, 고성능 도저 블레이드나 지뢰제거용 롤러 등의 기계식 장비를 장착한 채 전차와 함께 위험지역을 정면돌파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따라서 K-1A1이나 M48, 레오파르트2처럼 주력전차를 개조한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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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에 참가한 미군 M1150 ABV가 장애물을 제거하는 훈련 도중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CEV는 유·무인 복합체계 개념에 기반해서 폭발물탐지제거로봇과 정찰드론을 앞세울 수 있다.

K-CEV는 장애물개척전차처럼 위험지역을 정면돌파하지 않는다. K-CEV는 위험 구간에서 떨어진 곳에서 정찰드론을 먼저 보내고, 적 보병의 매복이나 공병의 작업이 포착되면 원거리에서 공격해 무력화한다.

이같은 특성은 K-CEV가 전차처럼 두꺼운 장갑을 갖출 필요성을 낮추게 한다. 대신 상황인식과 더불어 화력과 공병장비 운영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능력이 더욱 중시된다.

향후 K-CEV는 야간작전 등을 위해 소음과 열 방출을 낮추고, 임무에 따라 장비를 교체하는 모듈 방식을 적용하며, 대전차미사일 공격을 무력화하는 능동파괴장치(APS) 등을 탑재해 전투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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