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당뇨병과 우울증을 앓을 경우, 태어난 자녀가 소아비만을 겪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북캘리포니아(KPNC)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진료를 받은 20만 3,333쌍의 엄마와 아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임신부가 흔히 겪는 두 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뱃속 태아의 장기적인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줘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먼저 진료 기록을 통해 임신부의 당뇨병과 우울증 진단 여부를 파악했다. 이후 태어난 아이가 10세가 될 때까지 신장과 체중 변화를 추적 관찰하여 소아비만 발생률을 분석했다. 특히 아이들의 성장 단계를 고려해 연령별로 2.0~4.9세, 5.0~7.9세, 8.0~10.0세 세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했다.
분석 결과, 임신성 당뇨병과 산전 우울증은 단독으로 발생할 때보다 동시에 나타날 때 자녀의 비만 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질환을 모두 앓은 임산부의 자녀는, 두 질환이 없는 임산부의 자녀에 비해 소아비만 발생 위험이 2.0~4.9세에서 33%, 5.0~7.9세에서 54%, 8.0~10.0세에서 43% 유의미하게 높았다.
단일 질환만 앓은 경우를 비교해 보면, 산전 우울증은 자녀 연령에 따라 비만 위험을 5~8%가량 높인 반면, 임신성 당뇨병은 비만 위험도를 29~45%까지 끌어올려 상대적으로 자녀 체중 증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임신성 당뇨병과 산전 우울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궁 내 '염증성 환경'을 조성하고, 이로 인해 자녀가 향후 비만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임신성 당뇨병으로 임산부의 혈당이 높아지면 태아의 인슐린 과잉 분비를 유도해 지방 세포 형성이 촉진된다. 여기에 우울증으로 인해 분해되지 못한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태반을 거쳐 뱃속 태아에게 과도하게 전달되면서 성장 발달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태아 시기의 자궁 내 환경이 자녀의 평생 대사 질환 위험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 알리시아 K. 피터슨(Alicia K. Peterson) 박사는 이 같은 결과가 실제 환자 진료와 보건 예방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피터슨 박사는 "이번 연구는 보편적인 산전 스크리닝과 위험도 평가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며, "특히 이러한 질환에 노출된 아동을 위한 집중적인 맞춤형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Joint and Independent Associations of Gestational Diabetes and Depression With Childhood Obesity: 임신성 당뇨병과 우울증이 소아비만에 미치는 결합 및 독립적 연관성)는 지난 2월 18일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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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저작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