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교통 급격히 위축
유조선 회항 등 운항 차질 확산
호르무즈해협의 이란 해안과 케심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주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들이 항로를 바꾸거나 해협 입구에서 대기하는 등 해운 차질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해군 임무단인 ‘아스피데스’의 한 관계자는 선박들이 IRGC로부터 “어떠한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초단파(VHF) 무선 교신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이같이 전하면서, 이란 당국이 해당 조치를 공식 문서 형태로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타스 통신은 에브라힘 자바리 IRGC 소장이 알마야딘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침공 이후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이란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IRGC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대응으로 해협 분위기가 불안정하다”며 “현재로선 통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선박들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걸프 해역을 운항 중인 선박들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차단 메시지를 수신했다는 보고를 다수 접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UKMTO는 이 같은 교신이 국제법상 적법하게 발효되지 않는 한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상 교통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해협으로 향하던 여러 유조선이 최근 방향을 틀었고, 일부는 오만만 인근에서 대기 중이다.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해협 통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 해운 대기업 닛폰유센(Nippon Yusen KK)도 자사 선박에 해협 항해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LNG 수송에도 차질이 감지된다. 카타르를 오가는 가스 운반선 최소 3척이 항해를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카타르는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수출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은 이날 이란 공습 이후 상선들에 걸프 지역을 피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선주들은 미·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할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전쟁 조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해로 연결하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30%가 이곳을 통과한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거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운업계에 중대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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