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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상 무기 판매 가능해지는 日, 세계 시장 나오나… K방산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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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약 60년 만에 살상 무기 수출을 추진하면서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K방산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방산업체들이 오랜 기간 내수 시장에만 머무르긴 했지만, 대규모 전쟁을 치러본 국가인 만큼 축적돼 있는 기술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동안 방산 공급망이 많이 쇠퇴해 글로벌 시장에 맞는 개발·생산 체계를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자민당 안보조사회는 지난달 25일 방위 장비 수출 규정 완화를 위해 정부에 제출할 안을 승인했다. 일본은 현재 구조·수송·정찰·감시·기뢰 제거 등 5가지 비살상 장비에 한해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안이 통과되면 전투기와 같은 살상 무기도 원칙적으로 수출이 허용된다. 단 살상 무기의 수출 대상국은 일본과 관련 협정을 맺은 나라에 한정된다. 일본 정부는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 전 개정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지난달 일본 육상 자위대 제1공수여단이 신년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이 살상 무기를 세계 시장에 팔게 되면 1967년 이후 약 60년 만에 생기는 변화가 된다. 방산업계에서는 일본의 무기 수출이 본격화할 경우 K방산과 경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산하 연구 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에릭 주 애널리스트는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광범위한 군사 개혁의 일환으로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방산 업체들과의 지역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놨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지난 8일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한국 방산업계는 일본의 방산 기술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 방산 대국들은 2차 세계대전 때 실제로 전투기를 만들어 비행한 곳들”이라며 “일본은 직접 전쟁을 치르면서 기술을 습득한 만큼, 오랜 시간 수출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 역시 “글로벌 시장에 맞는 체계를 갖춘다면 K방산의 강력한 경쟁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방산 업체로는 미쓰비시 중공업이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전투기·헬리콥터 등 항공기 ▲지대공 등 각종 미사일 시스템 ▲호위함·잠수함 등 수상함정 ▲어뢰 등 함재 기기 ▲전차 등 특수 차량 등을 주로 생산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투기 분야에서는 한국항공우주(KAI)산업과, 미사일 시스템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과 겹친다. 수상함정에서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경쟁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가 발주한 100억달러(약 14조3000억원) 규모의 호위함 11척 사업에서 K방산이 일본에 패하기도 했다. 최종 후보에 미쓰비시 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가 올라갔는데, 미쓰비시는 독일보다 20% 높은 가격에도 스텔스 성능과 인력 절감, 건조 속도 등에서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의 첫 호위함 수출 사례다.

다만 일본이 당장 무기 수출을 재개한다 해도, K방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본이 보유한 무기들은 내수 시장에서만 쓸 수 있는 것들로, 각국 현지 사정에 맞춰 원활하게 성능을 개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잠재 기술력은 높지만 글로벌 시장에 당장 도전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23년 100여개 방산업체가 지난 20년간 업계를 떠나는 등 산업이 쇠퇴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전쟁을 항상 준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준전시국가로, 무기 체계 설계부터 양산까지 원스톱 과정이 효율적으로 구축돼 있다”며 “반면 일본은 방어 위주인 데다 미국 의존도도 높아 실제 K방산에 영향을 미칠지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의 무기 수출량은 전 세계의 0.1%에 불과했다. 한국은 같은 기간 3.3%를 차지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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