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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4人4色 | 이종호] 사람을 배우는 마지막 시간,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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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학번 새내기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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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킹브로 Ent 대표



이 시기 가장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선 이들을 만나고 왔다. 전북대학교 입학을 앞둔 26학번 새내기들의 새내기 캠프였다. 대학들은 신입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필자는 장기 자랑과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며 그들의 첫걸음을 함께했다.

마주한 신입생들의 표정에는 어색함과 긴장감이 가득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모여 이제 막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행사 준비를 맡은 학생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자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어색했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고, 조심스럽던 목소리는 점차 커졌다.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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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달 전까지 고등학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성인이자 대학생이 되었다. 정해진 시간표 대신 스스로 수강신청을 하고,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 선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대학 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졸업 이후의 진로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생들의 일상은 더욱 바빠졌다. 학생회장이 공석인 경우도 적지 않고, 잔디밭에서 기타를 치며 시간을 보내던 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함께 어울리고 대화하는 시간보다 자격증과 스펙을 쌓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교수나 선배보다 먼저 AI에게 묻는 시대가 되었다. 정보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에게 묻고 관계 속에서 배우는 경험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계와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AI와의 대화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사람과의 대화를 어려워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과의 소통 능력은 더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소통을 배우는 마지막 준비 과정이다. 사회로 나가기 전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이해하는 경험은 교과서 밖에서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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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들과 함께 웃고, 노래하고, 어색함이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다시 생각했다. 대학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것은 어쩌면 전공 지식이 아니라 사람일지도 모른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배우는 경험이야말로,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사회를 버텨낼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호
・왕오빠와 아이들 대표
・문화기획자
・MC

'문화 4人4色'은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네 전문가가 도민에게 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씩 기고, 생생한 리뷰, 기획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경선 기자 doks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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