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구는 어떤 상황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현실적인 지구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 기사는 헤럴드경제 회원 전용 콘텐츠 [지구, 뭐래?-픽(Pick)]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생생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한 거리에 인파가 밀집해 있다.[게티이미지뱅크] |
기후·환경 위기를 논할 때마다 등장하는 명제. 실제 인간이 초래하는 각종 자연 파괴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나 다수 환경 전문가는 해당 명제를 부정한다.
인간이 지구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에 반박하는 건 아니다. 지구에 비해 미약한 인간의 힘. 인간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했다는 게 주요 논점이다. 바꿔 말하면, 인간은 지구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실제 인간의 힘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것, 혹은 이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파괴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스스로 인류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다는 게 기후·환경 업계의 중론. 기후·환경 위기가 가속할수록, 더 많은 인류가 희생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심이 초래한 ‘멸종위기 지구’. 하지만 멸종되는 건 인간뿐, 지구가 아니다.
서울 광화문 집회 현장.[게티이미지뱅크] |
현재 시점에서 멸종을 논하는 것은 역설적이다. 40억년이 넘는 지구 역사에서, 가장 많은 인류가 생존해 있기 때문. 현재 세계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어, 곧 100억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제연합(UN) 인구 전망에 따르면 1950년대까지 25억명 수준이었던 세계 인구는 2020년 78억명까지 늘어났다. 현재 약 80억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인구, 2050년에는 97억명, 2100년에는 100억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재 지구의 한계를 넘어선 인류가 생존해 있다고 주장한다.
흔히 인간이 미치는 부정적인 ‘환경부하(환경영향)’를 설명할 때 I=PAT 지표를 쓴다. 여기서 환경 영향은 각종 오염, 지구 자원 사용, 탄소배출량 등 인간 활동이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공식은 ‘환경영향(Impact)=인구(Population) X 소비·풍요(Affluence) X 기술(Technology)’
인구, 소비, 기술 등 3가지 요인이 곱셈의 형태로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몰린 인파.[게티이미지뱅크] |
예컨대, 기술 발전은 곧 환경 영향으로 이어진다. 가장 큰 요소로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나며, 기후변화 속도는 가속화됐다. 최근 들어서도 마찬가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탄소배출량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기술의 큰 발전 단계마다, 지구 환경에는 부하가 걸리고 있다.
풍요로 일컫는 ‘소비’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인류의 1인당 소비는 100~200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00만대 수준. 2인당 1대 수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육류로 가득한 식단, 각종 생활용품 등 일상 속 사용하는 제품만 해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모두 지구의 자원 사용을 늘려, 풍요를 이룬 결과다.
피자를 먹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
지구는 이미 한계…각종 위기 신호 포착
글로벌생태발자국 네트워크(GBF)에 따르면 현재 지구의 생태용량은 인류가 사용하는 양의 1.7~1.8배 수준이다. 지구의 생태용량이란 1년에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농지 생산량, 목초지, 어장, 산림, 탄소흡수 능력 등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 포함된다.
쉽게 말해, 지구가 매년 6만큼 생산하고 있는데, 인류가 10만큼 소비하고 있다는 것. 여기서 초과분 4로부터 산림 파괴, 어장 고갈, 토양 황폐화, 과도한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등이 유발된다.
미래 자원을 당겨쓰고 있는 ‘초과 사용(오버슈트)’ 상태로, 이미 각종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산불.[게티이미지뱅크] |
단순 생태발자국 연구뿐만 아니다. 인류가 지구 시스템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한계선에 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행성경계 프레임’ 이론. 스웨덴 스톡홀름 복원력 센터에 따르면 총 9가지 기준 중 6개 기준에서 지구의 안전 한계가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포함되는 것은 ▷기후변화(초과) ▷생물다양성(심각한 초과) ▷토지 이용 변화(초과) ▷담수 사용(초과) ▷신규 오염물질(초과) 등이다. 회복 중인 항목은 오존층 하나에 불과하다.
각 항목이 초과할 경우, 지구 시스템 기능이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처럼 여러 항목이 동시에 초과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가뭄으로 땅이 갈라져 있다.[게티이미지뱅크] |
지구는 더 못 버틴다…한계 인구도 초과 상태
이미 한계에 다다른 지구. 단순 계산으로 보면, 현재 소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인구가 약 40~45억 명일 때 생태용량과 균형을 이룬다는 분석도 있다. 지금의 환경부하가 얼마나 과도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가정이다.
현재 수준에서 인구가 절반으로 주는 극단적인 가정을 했을 때, 비로소 균형에 근접한다는 계산. 이 또한 소비 수준이 현재보다 증가하지 않을 경우를 가정한 예시다. 향후 기술 발전과 소비 증가 등 현상을 고려하면, 생태용량 균형 인구수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서울 한 거리에 인파가 몰려 있다.[게티이미지뱅크] |
이같은 상황에서 그릴 수 있는 미래는 다소 부정적이다. 뚜렷한 해결 방법도 없이 지구의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자원부족 등으로 각종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그려지고 있다.
가장 먼저, 또 크게 체감되는 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재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022년 기후변화 보고서를 통해 폭우, 가뭄 등 극한기후의 증가로 인한 피해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040년부터 2100년까지 극한기후로 인한 질병 발생률과 조기 사망률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뭄으로 말라 버린 옥수수.[게티이미지뱅크] |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식량 생산과 접근성 또한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식량안보’ 위협. 중기적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남미 및 소도시에서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국가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피해의 시작은 소득 수준이 낮은 취약 국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재난이나 식량 위기 등에 대한 대비 또한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현상은 곧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다수 이주민 발생으로 인한 지역 분쟁이 확대되며, 인간 사회 붕괴의 전조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IPCC는 “지구온난화가 1.5도를 초과할 경우, 이전과 비교해 많은 인간과 자연 시스템이 심각한 추가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 기반 시설은 물론, 문화적·정신적 가치 등을 포함한 인간 시스템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수로 무너진 다리.[게티이미지뱅크] |
인구 조절이 답?…마지막 남은 희망은
위기에 대한 우려는 비단 최근의 얘기가 아니다. 1960~70년대 신맬서스주의 학자들은 산아 제한 등 인구 조절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맬서스 이론에 따라 인구 증가가 식량과 자원을 고갈시켜, 빈곤과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에 기반한 주장이었다.
물론 이같은 주장에는 힘이 실릴 수 없다. 인구 조절은 곧 인권 침해 문제로 이어진다. 설령 인구 통제가 이뤄진다 해도, 특정 지역·인종·집단에 한정해서 이뤄질 위험이 크다. 쉽게 말해, 힘이 센 집단이 취약 집단의 인구를 통제하는 어긋난 권력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실제 20세기 초중반 이뤄진 나치 독일의 국가 우생학이나 미국 강제 불임법 등이 그 예시다.
등교하는 학생들.[게티이미지뱅크] |
인류 모두가 같은 무게의 짐을 지는 것도 불공정에 가깝다. 옥스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소득 상위 10% 집단의 탄소배출량은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원인 제공 자체가 일부에 쏠려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인구’라는 숫자를 주요한 변수로 규정하는 것 자체에 모순이 적지 않다.
과거의 역사가 증명했듯, 인구 증가는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답이 없는 건 아니다. 인구 증가세를 상쇄할 정도로 소비를 통제하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기술 발전을 이뤄내면 된다. 환경 영향을 초래하는 건 인구·소비·기술 세 가지 요소기 때문이다.
발전소.[게티이미지뱅크] |
이미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 환경을 우선한 각종 탄소배출 억제 정책, 신재생에너지 전환, 자원순환 정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산화탄소 포집 등 다수 기술 개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인구 증가세를 상쇄할 급진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정책 전환과 기술 투자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거다.
더 빠른 변화를 유발하는 해법. 우리의 관심이다. 개인의 목소리가 모여, 비로소 정책의 방향 전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환경 의제는 ‘차순위’에 가깝다. 당장 체감되지 않는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숲.[게티이미지뱅크] |
이에 기후·환경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구’라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인류가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것. 스스로 멸종을 자초하고 있다는 현실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글로벌 환경단체 관계자는 “다수 기후·환경 캠페인에 대한 인식이 지구나 자연, 동물을 위한 ‘선의’에 가깝다는 편견이 형성된 게 큰 문제 중 하나”라며 “동정심이나 선민의식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는 우리를 살려달라는 외침에 가깝다는 인식이 각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재밌게 읽으셨나요?
[지구, 뭐래?]가 새로운 기후·환경 소식을 가득 담은 뉴스레터로 발행됩니다.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소식과, 놓치기 쉬운 각종 생활정보까지 듬뿍 담길 예정입니다.
↓↓구독은 아래 링크를 주소창에 복사+붙여넣기 해주세요↓↓
https://speakingearth.stib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