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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시대 '활짝'… 종목 쏠림, 빚투 리스크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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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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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6000을 넘어서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고 있다. 정부는 이제 주가 상승보다 자본시장 온기가 실물경제로 퍼지도록 집중할 때다. [사진 | 연합뉴스]


코스피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2월 25일 6000을 돌파한 데 이어 26일 6300도 넘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5000을 달성한 지 약 한달 만의 일이다. 차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하는데도 국내 개인투자자와 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밀어 올려 코스피 시가총액이 50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2000(2007년 7월 25일)에서 3000(2021년 1월 7일)으로 오르는 데 13년 5개월, 다시 4000(2025년 10월 27일)으로 상승하는 데 4년 9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5000은 3개월 만인 지난 1월 27일, 6000은 그로부터 29일 만에 넘어섰다. 18년간 '2000대 박스피'에 갇혀 있던 한국 증시의 대전환이다.


주가 부양을 위한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제도 개선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올라탄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은 기업 실적 증대가 뒷받침하는 '이유 있는 상승'이란 분석이 많다. 증권가에 '7천피' '8천피'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유례없는 단기 급등에 이어지는 일부 조정이 나타날 것이란 경고도 제기된다.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10조원 넘게 순매도했는데도 개미투자자와 퇴직ㆍ국민연금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주가를 떠받쳤다. 낮은 수익률의 원리금 보장상품에 묶여 있던 퇴직연금이 공격형 주식투자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장기성 자금은 단기투자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컸던 증시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부동산에 묶여있던 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드는 모습도 보인다.


그래도 올해 들어서만 50% 가까이 급등한 증시를 경계하는 빨간불이 곳곳에서 켜졌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빌린 '빚투(빚내 투자)'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24일 기준 31조9602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초(15조6800억원)의 두배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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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신용융자는 '양날의 검'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대출을 지렛대 삼아 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대출 담보로 잡힌 주식이 강제로 처분(반대매매)돼 손실이 난다. 이 경우 개인의 손해에 그치지 않는다. 조정 국면에서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증시 하락세를 키우는 뇌관이 된다.


증시 초호황에 자신만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 심리에 지수 상승의 두배에 베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돈을 넣는 개인도 늘고 있다.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5일 장중 한때 50.99로 치솟았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통상 코스피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데, 최근에는 코스피 상승 국면에도 공포지수가 오른다. 그만큼 투자자 불안심리와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불안 요소다. 코스피 전기ㆍ전자 업종 28개 주요 종목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값)는 지난해말 177조5000억원에서 현재 343조20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제외한 187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193조6000억원에서 197조6000억원으로 2.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는다. 이들 회사의 성장세가 조금이라도 둔화할 기미가 보이면 증시에 조정이 닥칠 수 있다.


실물경기가 뒷받침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동성에 의존해 오른 증시는 금리상승 국면에서 급락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ㆍ통상 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변수도 리스크 요인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기업들의 실력을 믿고 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 증시가 대세 상승 국면이라고 해도 단기적인 출렁임은 나타난다. 이 경우 빚투는 버텨내기 어렵다.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 투자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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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증시·부동산·산업 정책의 합리적인 조합과 실행으로 민생과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야 한다.[사진 | 뉴시스]


정부는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되도록 증시를 관리해야 한다. 시장에 조정이 닥칠 때 개인투자자들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리스크가 큰 투자에 제어장치를 둬야 할 것이다. 2024년부터 도입하려다 증시 위축 우려로 무산된 금융투자소득세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근로ㆍ사업ㆍ이자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데, 금융투자소득만 물리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코스피가 6000을 넘어서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벗어나는 느낌이다. 정부는 이제 주가 상승보다 자본시장 온기가 실물경제로 퍼지도록 집중할 때다. '20만전자' '100만닉스'로 불리는 반도체 의존도를 벗어나야 한다.


로봇ㆍ방산ㆍ원전ㆍ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건설ㆍ서비스업와 같은 내수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증시ㆍ부동산ㆍ산업 정책의 합리적인 조합과 실행으로 민생과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 때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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