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넘어 영업·전략 등 비기술직 직원에게까지 AI 활용을 요구하고, 일부 부서에서는 이를 인사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직원 4명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몇 주간 구글 관리자들은 비기술직 직원들에게 전략 문서 작성, 영업 통화 분석, 고객 인사이트 도출 등 일상 업무에 AI를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올해 구글의 내부 인사평가 시스템인 'GRAD(Googler Reviews and Development)'에서 AI 활용 여부가 평가 항목으로 고려될 것이라는 명시적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의 경우 해당 기대치가 직무 내용과 요구 사항을 기술한 내부 문서인 '역할 프로필(role profile)'에도 공식 반영됐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 메간 카촐리아(Megan Kacholia)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AI 도구 사용을 독려하고 직무 기술서에 AI 활용을 공식 포함시킨 데 이어,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CEO가 하반기 전사 회의에서 경쟁사들이 이미 AI를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구글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그 기조가 비기술 직군으로 본격 확대된 것이다.
영업 직군에서는 통화를 녹음하고 메모를 자동 생성하는 내부 AI 도구의 사용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영업 직원에게는 주간 사용 횟수 목표치가 부여되기도 했다. 직급에 따라 기대 수준이 달라지는 경우도 확인됐는데, 한 직원은 고위직일수록 AI 활용에 대한 더 높은 이해도를 입증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구글 대변인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이번 조치가 회사 차원의 일률적 정책은 아니며, 기술직과 비기술직을 불문하고 관리자가 재량에 따라 AI 활용도를 기준으로 직원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내부의 AI 의존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피차이 CEO는 지난해 4월 구글 코드의 30% 이상이 AI로 생성된다고 밝혔는데, 아나트 아슈케나지(Anat Ashkenazi) CFO는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그 비율이 약 50%까지 올라갔다고 언급했다. AI 에이전트가 코드를 작성하면 인간 엔지니어가 이를 검토하는 방식이다.
구글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사내 AI 도구만 사용할 수 있다. 내부 문서에 특화된 제미나이(Gemini) 챗봇 '더키(Duckie)', 구글의 기술 이력을 학습한 코딩 도구 '구스(Goose)'가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영업 부서에서는 고객 통화 전 역할극 연습이 가능한 AI 아바타 도구 '유들리(Yoodli)'도 활용되고 있다. 이들 도구는 민감한 사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AI 활용을 인사평가와 연동하는 흐름은 실리콘밸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메타는 2026년 인사평가부터 'AI 기반 성과'를 핵심 평가 항목으로 도입한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도 AI 사용이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라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쇼피파이의 토비 뤼트케 CEO는 지난해 4월 내부 메모에서 AI 활용을 '기본 기대치'로 규정하고, 추가 인력 충원 전에 해당 업무를 AI로 수행할 수 없는 이유를 먼저 입증하도록 했다. AI 활용 역량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직무 평가의 기준으로 자리잡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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