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년 만에 전면 개정한 ‘대외무역법’이 내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진은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미국과 무역 갈등을 이어온 중국이 20여 년 만에 전면 개정한 ‘대외무역법’을 내달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은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대외무역을 단순한 시장 행위를 넘어선 ‘국가 전략’으로 격상시킨 것이 핵심이다. 중국 정부가 대외 변수에 보다 유연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8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통과한 개정 대외무역법이 오는 3월 1일 발효된다. 1994년 공포된 대외무역법은 2004년 첫 전면 개정 이후 2016년과 2022년 일부 개정을 거쳤으며, 전면 개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보복 조치 명문화…“받은 만큼 돌려준다”
총 11장 83조로 구성된 개정법은 외교 및 무역 분쟁 발생 시 중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이른바 ‘보복 조치’의 근거를 대폭 강화했다.
특히 ‘중국에 차별적인 금지·제한 조치를 가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상대국에 대한 제재가 자국 법령에 기초한 정당한 집행임을 주장할 명분을 확보한 것이다. 다만 ‘상응하는 조치’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시되지 않아, 향후 국제 관례를 뛰어넘는 고강도 조치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 안보 개념의 확장도 주목할 대목이다. 기존에는 군사적 위협 등 전통적 안보 상황에서만 전략물자 수출을 제한했으나, 이제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이익 침해’ 상황까지 안보 위협 범위에 포함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중일 외교 갈등 과정에서 희토류 등 주요 자원을 통제해온 중국이, 앞으로 자국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할 경우 더욱 공세적인 수출 통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이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분야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 만큼, 한국도 첨단산업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재 기능이 약화하는 추세에 맞춰 자체적인 무역 조정 지원제도도 도입했다. 이번 개정으로 중국 정부는 대외무역 관계에서 피해를 본 자국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이나 재정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