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지방만 빼고 근육 지킨다"… 프로젠, '월 1회' 당뇨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댓글0
AIBIS 2026 PG-102 임상 2a상 톱라인 공개…'월 1회'로 당화혈색소 감소 달성
"20% 감량은 서구적 시각, 아시아인에겐 근육 보존하는 '10%의 효율'이 본질"
월 1회 요법 위장관 부작용 '0' 기록…아시아형·고령 당뇨환자 맞춤형 치료 제시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전 세계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이 '누가 더 많이 빼느냐'는 수치 경쟁에 함몰된 가운데, 아시아 환자들의 신체적 특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한 '질적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석학의 일침이 나왔다. 단순히 체중을 20% 이상 깎아내는 강력한 약물보다, 근육을 보존하며 10% 내외를 건강하게 감량하는 치료제가 아시아인에게는 훨씬 더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지난 27일 서울 마곡 바이오이노베이션 파크에서 국제 학술 심포지엄 AIBIS 2026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지난 27일 서울 마곡 바이오이노베이션 파크에서 열린 국제 학술 심포지엄 ‘AIBIS 2026’(Asia Islet Biology and Incretin Symposium)에서 프로젠(ProGen)은 차세대 당뇨 치료제 ‘PG-102’(에파사글루타이드 알파)의 제2형 당뇨 대상 임상 2a상 톱라인(Top-line) 결과를 발표했다. GLP-1과 GLP-2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Dual agonist)의 당뇨 환자 대상 임상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월 1회'로 당화혈색소 1.1% 뚝…12.5년 장기 유병 환자서 입증한 저력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과 교수가 발표한 이번 임상 2a상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월 1회 유지 요법'의 가능성이다. 이번 시험에는 평균 연령 61.9세, 평균 유병기간 12.5년에 달하는 실제 진료 현장의 장기 유병 환자 48명이 참여했다. 특히 참가자의 88%는 이미 두 가지 이상의 경구 혈당 강하제를 복용하고도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치료 난도가 높은 환자군이 대거 포함됐다.

임상 결과, 최대 허가 권장용량(160mg)의 절반 이하인 60mg 단일 용량을 투여했을 때 유의미한 수치가 도출됐다. 14주 시점에서 격주(Q2W) 투여군은 당화혈색소(HbA1c) -1.44%(위약 대비 -1.38%), 월 1회(Q4W) 투여군은 -1.13%(위약 대비 -1.02%)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월 1회 요법만으로도 1% 이상의 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은 향후 장기 유지 치료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체성분 변화 측면에서도 PG-102는 독보적인 방향성을 보여줬다. 체중 감소의 규모에만 집착하는 기존 약물들과 달리, 지방은 선택적으로 감소시킨 반면 근육(제지방량) 감소는 제한적인 '질적 개선'을 확인했다. 이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나 리터트루타이드(Retatrutide) 등 기존 제제들이 상당 비율의 근육 손실을 동반했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로, 6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20% 감량은 상징적 경쟁일 뿐…아시아인에겐 '근육 지키는 10%'가 정답"

이날 세션에 참여한 김신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도하는 감량 수치 경쟁을 '지극히 서구적인 시각'이라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김 교수는 "최근 23%와 25%의 체중 감량 수치 차이가 화제가 되지만, 실제 환자 관점에서 이 2%포인트 차이가 임상적으로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특히 아시아인의 신체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BMI가 25.8㎏/㎡로 고도 비만 환자군과 구분되는 점을 짚으며, 내장 지방 위주의 복부 비만과 적은 근육량, 유전적으로 취약한 베타 세포가 아시아 당뇨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환자들에게 20% 이상의 과도한 체중 감량을 강요하면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과 뼈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며 "아시아 환자의 대다수에게는 5~10% 정도의 적정 감량을 유지하면서 당화혈색소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보건학적으로 훨씬 효율적이고 가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현재 블록버스터 약물들의 낮은 지속성 문제도 지적됐다.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비만 환자의 약 3분의 2가 1년 이내에 부작용이나 가격 부담으로 투약을 중단한다. 김 교수는 "아무리 센 약이라도 환자가 계속 유지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며 "결국 '누가 더 세냐'가 아니라 '누가 더 환자에게 지속 가능한 균형 잡힌 효과를 주느냐'가 차세대 신약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작용 'Zero'의 반전…'디커플링' 기술로 완성한 안전성

안전성 데이터 역시 정밀했다. 임상 과정에서 치료 중단 사례는 없었으며, 중대한 약물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월 1회 요법에서는 위장관 관련 약물이상반응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아(0건) 장기 유지 전략의 안전성 기반을 강화했다.

이데일리

김신곤 고려대 교수의 발표 자료. (사진=한광범 기자)




이는 PG-102의 독보적인 구조 덕분이다. 김세원 프로젠 임상과학팀장(이사)은 "PG-102는 고분자 단백질 구조로 설계되어 혈뇌장벽(BBB) 통과를 최소화함으로써 중추신경계 자극에 의한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GLP-1이 식욕을 억제하는 동안 GLP-2가 단백질 흡수를 돕고 근육 세포를 보호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IGF-1) 분비를 촉진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기술이 사람에게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했음을 입증했다.

윤건호 프로젠 임상총괄사장은 "월 1회 투여는 환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복약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이라며 "이미 기존 약물로 감량에 성공한 환자들이 월 1회 PG-102로 갈아타서 효과를 유지하게 만드는 '스위칭 연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량 규모보다 질적 개선 경쟁"…사업화 박차

사업화 전략과 관련해 김종균 프로젠 대표는 "현재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과 라이선싱 아웃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젠은 올해 상반기 기술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연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GLP-1 이후 시장은 단순히 많이 빼는 경쟁이 아니라 환자군 확장과 체성분의 질적 개선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PG-102를 고령화 시대와 아시아 환자군에 최적화된 대사 혁신 전략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국금융신문경동나비엔, 초고화력·안전장치 '매직 인덕션' 강화
  • 세계일보KT&G, 신입사원 공개채용…오는 20일까지 모집
  • 조선비즈증권 영업 3개월 만에… 우리투자증권, 2분기 순익 159억원
  • 전자신문정관장 '기다림', '진짜 침향' 캠페인 나선다
  • 서울경제"이 월급 받고 어떻게 일하라고요"···역대 최저 찍었다는 '공시생', 해법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