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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무기급' 우라늄 농축 포기 의사...트럼프 "만족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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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외무장관 "평화 협정 손 닿을 곳에…협상 시간 더 필요"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 중인 오만 외무장관이 "이란이 핵 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 물질을 보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CBS 인터뷰에서 "(미국·이란 핵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 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 물질을 절대로 보유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면서 "평화 협정은 손이 닿는 곳에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무기급으로 전환 가능한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다.

핵 무기를 제조하려면 농축도 90%의 우라늄이 필요하다. 현재 이란은 농축도 60% 우라늄 400kg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축도 60% 우라늄은 단기간 내 농축도를 90%까지 올려 핵 무기 원료로 쓰는 것이 가능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60% 농축 우라늄은 핵 무기나 다름 없다며 이란이 해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해왔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이 우라늄 400kg에 대해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희석해 핵 연료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 연료는 (핵 무기 개발 원료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이란이 유엔(UN·국제연합)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완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한 핵 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이란은 그 뒤로 IAEA의 핵 사찰을 거부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농축 우라늄) 비축은 전혀 없을 것이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상황이 안정되면 미국도 이란 핵 시설을 직접 사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의 이란 공격을 막을 만큼 협상이 충분히 진전됐느냐"는 CBS 질문에 알부사이디 장관은 "그러길 바란다"며 "(협상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국·이란 측은 다음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진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담이 순항한다면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 등 미국 대표단이 이란 대표단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핵 협상이 생각만큼 빠르게 진척되고 있지 않다면서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으려는 그들(이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이란 공격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제한적 (우라늄) 농축을 바란다. 석유가 그렇데 많은데 굳이 우라늄을 농축할 필요가 없다"며 "나는 농축 반대를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민간 용도의 우라늄 저농축은 미국이 용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연구, 핵 발전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의 안위가 목적이다. 우라늄 농축을 완전 포기하라는 미국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하메네이 정권의 정치 입지는 급격히 약화된다.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 협상에서 미국 측 대표단은 이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에 위치한 대규모 지하 핵시설 세 곳을 영구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 B-2 폭격기를 동원해 공습한 곳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습으로 핵 시설을 완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러 전문가들은 핵 시설이 수 개월 내 복구될 것이라며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란은 지하 핵 시설 건축에 상당한 자금을 동원했다. 이 때문에 이란이 시설 폐쇄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이사는 이란이 감시 가능한 시설에서 민간 목적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을 허락해준다면 지하 핵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연구 목적으로만 쓴다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협상단 사이에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농축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느냐는 것. 앞서 이란은 연구용 핵 반응로에 필요하다면서 우라늄 농축도를 2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20% 농축 우라늄도 단기간에 무기급으로 농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란에 20% 우라늄 농축을 허용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도 못한 핵 협상을 체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를 5% 미만으로 제한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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