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주가가 주당 100만원을 넘어섰다.[사진|뉴시스] |
# 코스피가 또 날았다. 27일 하락세를 탔는데도 6244.1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4309.63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두달 만에 44.88%나 올랐다. 이번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변수도 등장했다. 엔비디아의 구매약정이 1년 만에 162억 달러에서 952억 달러로 6배 폭증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미래 수요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물량을 미리 확보했다는 건데,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재고 부담→수익성 악화'란 악순환의 덫에 걸릴 수 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닷컴버블 당시 과잉재고로 위기를 겪었던 시스코 시스템즈와 유사한 상황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다만, 엔비디아 변수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2025년 말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실적 좋은데 주가 하락? 경알못에게 필요한 엔비디아 투자설명서(더스쿠프 12월 5일)'에서 자세히 다뤘다. 큰 틀에서 비슷한 논란이어서 읽어두면 좋다. 과연 엔비디아 변수는 뜨겁게 달아오른 코스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월 마지막 주 '주간증시 해설서'다.
엔비디아 구매약정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AI 거품론을 부추길 만한 변수다. [사진 | 뉴시스] |
# 시황 = 천장 없는 것처럼 치솟던 코스피지수가 잠시 주춤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 하락한 6244.13으로 2월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코스피지수는 19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6083.86) 고지를 밟았고, 26일에는 6300선(6307.27)마저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1월 27일 처음으로 5000선(종가 기준)을 넘어섰다. 6000선을 넘는 데 한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4309.63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두달 만에 44.88% 오른 셈이다.
이는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매우 가파른 상승세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2만3235.63에서 2만2878.38로 1.5% 뒷걸음질 쳤다.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13.5%(5만1832.80→5만8850.27) 오르는 데 그쳤다. 영국 FTSE100지수(9.4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4%)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상승률이다.
이제 시장의 눈높이는 코스피 7000을 넘어 8000선을 향하고 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2월 23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로 최대 8000을 제시했다. 유안타증권도 26일 기존 6300~7000선이었던 코스피 밴드 전망치를 7100~80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문제는 시장의 전망처럼 투자자들이 움직이느냐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려는 투자자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투자자의 수급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실적 = 2월 마지막주(23~27일) 코스피지수는 상승했지만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선 불안한 기운이 감지됐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마지막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1조7889억원을 순매도했다. 문제는 매도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거다.
24일 2013억원이었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25일 1조3082억원, 26일 2조1134억원으로 늘었다. 27일에는 하루 만에 7조527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개인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각각 5조9254억원, 5조5438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를 받아냈다.
투자자들의 수급이 코스피로 쏠리면서 코스닥 시장의 소외는 더 심화했다. 2월 마지막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74조4404억원으로 코스피 시장(192조570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에선 729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1812억원을 순매도했다.
# 주요 종목 = 국내 증시를 이끈 건 단연 반도체 관련주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20만전자' 고지에 올라섰다. 2월 24일 사상 처음으로 20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 주가는 26일 21만원대까지 뚫었다.
27일 장중에는 22만3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서며 21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삼성전자의 주가는 12만8500원이었다. 두달 만에 68.4% 상승한 셈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이날 128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황제주에 등극했다. 2월 초 90만원대로 올라선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9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일 94만9000원, 23일 95만1000원을 기록했고, 24일 100만5000원으로 상승하며 '100만닉스'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26일 109만9000원까지 오르며 '110만닉스'를 눈앞에 뒀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7일 106만1000원(전 거래일 대비 3.46% 하락)으로 떨어졌다. 미 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에선 자유롭지 못했다. 2월 마지막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에서 9조2893억원, SK하이닉스에선 3조381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는 개인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방어했다.
# 환율 = 2월 중순 달러당 147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1425.8원(주간거래 종가 기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에 따라 환율도 출렁이고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7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25.8원)보다 13.9원 오른 1439.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 채권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2월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 결정이었다. 불안한 원·달러 환율의 흐름과 개선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차는 1.25%포인트(상단 기준)를 유지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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