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백악관에서 UAE 제재를 요청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우디 측은 실제로는 UAE 제재가 아닌 수단 내 무장단체에 대한 추가 제재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사우디는 수단 내전에서 반군 세력이 외부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압박해 달라고 요구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한 사우디 당국자는 “왕세자가 UAE 제재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고, 미 당국자 역시 같은 취지로 전했지만 통화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 갈등의 배경에는 수단 내전이 자리한다. 사우디는 수단 정부군을, UAE는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을 각각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 건너편에 위치한 수단 정세가 안보에 직결된다고 보는 사우디와, 지역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UAE의 이해관계가 충돌해 왔다.
문제의 통화 이후 잠재돼 있던 긴장은 공개 충돌로 번졌다. UAE는 사우디가 제재를 요구했다는 전달에 강한 배신감을 느꼈고 양국 관계는 빠르게 냉각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사우디가 예멘으로 향하던 UAE 화물선을 폭격하며 군사적 충돌 수준으로까지 번졌다고 NYT는 전했다.
두 나라는 한때 긴밀한 파트너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경쟁 구도가 뚜렷해졌다. 사우디는 경제개발 전략 속에서 두바이를 견제해 왔고, UAE는 수단 반군 지원을 확대하며 영향력 확보에 나섰다. 2023년 이후 격화된 수단 전쟁이 갈등의 핵심 발화점으로 지목된다.
이번 충돌은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계 주요 산유국인 양국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석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양국 모두와 경제·사업적 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특정 국가 편을 드는 행보는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