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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0원 라떼 대신 1L”…달라진 출근길 선택, 스벅 50%선 아래로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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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커피 전문점 매출 스벅 점유율 50%선 하회 관측
韓 고물가 속 ‘대용량·가성비’ 중심 소비 재편 뚜렷
2026년 커피 생존 키워드, 절대 가격 아닌 ‘체감 가치’
27일 서울 여의도 한 오피스 빌딩 1층.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커피 매장 앞에는 직장인들이 길게 줄을 섰다. 카드 단말기에서 “삑” 소리가 잇따라 울리고, 얼음이 가득 찬 투명 컵이 카운터 위로 밀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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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K-커피. 고물가 흐름 속에서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unsplash


직장인 박모(35) 씨는 메뉴판을 한 번 더 올려다본 뒤 방향을 틀었다. 6500원짜리 유명 프랜차이즈 라떼 대신 1L가 넘는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집어 들었다. 박씨는 “하루 두 잔 마시다 보니 가격이 체감된다. 점심값이 1만원을 넘는 날이 많아지니까 커피만큼은 계산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출근길 손에 들린 커피 한 잔. 예전엔 브랜드 로고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면, 이제는 컵의 크기와 가격표 숫자가 먼저 보인다. 커피 소비의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커피 전문점 매출에서 스타벅스의 점유율은 48% 안팎으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50%를 웃돌았던 비중과 비교하면 변화 조짐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 구조가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포화…해외로 눈 돌리는 ‘K-커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통계(잠정)’에 따르면 국내 커피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자연스럽게 주요 저가 브랜드들의 시선은 해외로 향한다.

메가MGC커피는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점으로 진출 20개월 만에 7호점을 열었다. 회사 측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현지 누적 방문 고객은 25만명을 넘어섰다. 대용량·저가 전략이 현지 젊은 층의 관심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컴포즈커피는 필리핀 최대 외식 기업 졸리비 그룹(JFC)에 지분을 매각하며 동남아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거래 규모는 3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고효율·저비용 운영 모델을 해외 시장에 적용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도 ‘가성비’로 이동

미국 시장에서도 대용량 전략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더치 브로스(Dutch Bros)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와 커스터마이즈 음료를 내세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KOTRA 뉴욕 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피 소비가 공간 경험 중심에서 가성비 중심으로 일부 이동하는 흐름이 관찰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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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용량·가성비’ 전략은 몽골 등 일부 아시아 시장에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대용량 제품과 디저트 결합 모델을 통해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unsplash


던킨 역시 일부 지역에서 대용량 음료 테스트를 진행하며 실용적 선택지를 강화하고 있다.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시장 다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관전 포인트는 ‘스케일’과 체류 시간

커피는 일상 소비재로서의 성격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브랜드 상징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1L 이상이라는 직관적인 양(스케일)과 객단가를 높이는 디저트 결합 여부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절대적인 가격이 아닌 지불한 금액 대비 얼마나 만족하는지 ‘체감 가치’가 기준이 된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용량으로 가격 저항을 낮추고 디저트로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향후 커피 시장의 핵심 변수”라며 “2026년 경쟁은 가격 그 자체보다 체감 가치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고 감성보다 계산이 앞서는 소비 환경 속에서, 얼음 소리가 찰랑이는 ‘묵직한 1L 한 컵’은 당분간 직장인들의 책상 위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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