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이법저법] “조사는 싫고 분리만 해달라”…직장 내 괴롭힘 신고,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댓글0
최형근 법무법인 오라클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뜨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았는데, 정식 조사는 원하지 않고 분리만 요구합니다.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견기업에서 고충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정식 조사는 원치 않고 배치 전환 등 분리 조치만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이 경우 사용자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최형근 법무법인 오라클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이투데이

Q.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사용자는 반드시 조사를 실시해야 하나요?

A. 근로기준법 76조의3 2항은 ‘사용자가 신고를 접수하거나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해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용자에게 부과된 법적 의무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분리 조치만을 요구하더라도 사용자는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사를 원치 않고 자신의 배치 전환만 요구하는 경우에도 조사를 해야 하나요?

A. 근로기준법은 조사 의무와 함께 비밀누설 금지 의무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다른 사람에게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가 신원 노출을 원치 않는 상황에서 신고 사실, 피해자의 정보가 가해자에게 공개되도록 하는 진행은 비밀누설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참고인 조사 등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위한 약식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배치 전환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방식이 적절합니다.

Q. 조사기간 중 분리 조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근로기준법 76조의3 3항은 조사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분리를 요청한 경우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원칙적으로는 피해자가 아닌 행위자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약식조사 결과 괴롭힘이 인정되면 배치 전환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나요?

A. 피해자가 원하는 부서, 근무 장소, 근무 형태, 기간, 급여 및 직무 유지 여부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 회사의 조직 및 인력 상황을 고려해 조치를 하되,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Q. 약식조사 결과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조사 결과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신고가 명백히 허위이거나 배치 전환 등 부당한 목적에 따른 것으로 입증되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에 따라 직장 질서 문란, 허위사실 유포 등 사유로 징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신고자를 불리하게 처우해서는 안 됩니다. 허위 신고임을 입증할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경우에 한해 징계가 가능하며, 신고자가 주관적으로 괴롭힘이라고 믿고 신고한 경우까지 허위 신고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징계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이투데이

▲ 최형근 법무법인 오라클 변호사

최형근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전문 석사학위를 취득(수석 졸업), 제5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법무법인 오라클의 파트너 변호사로서 공인노무사 자격과 업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인사노무 분야의 소송 및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투데이/조소현 기자 ( sohyu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투데이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겨레영천 화장품원료 공장 폭발 실종자 추정 주검 발견
  • 한국일보[속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건희 특검 출석…'보험성 투자' 의혹 조사
  • 세계일보영월군, 임신·출산·돌봄 맞춤형 지원…"저출생 극복에 최선"
  • 프레시안"기후대응댐? 대체 댐이 누구에게 좋은 겁니까?"
  • 헤럴드경제“김치·된장찌개 못 먹겠다던 미국인 아내, 말없이 애들 데리고 출국했네요”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