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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허용' 韓 지도 반출⋯"경제 활성화 효과" vs "시장 잠식 우려" [IT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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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구글이 韓 정부에 처음 지도 반출 요청한 지 19년 만에 조건부 허용 결정
국내 서버 가공, 보안 조건 전제⋯"불편 해소, 관광 활성화 기대" vs "韓 산업 타격 불가피"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정부는 구글이 신청한 1대5000 축척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하기로 했다. 2007년 구글이 한국 정부에 처음 지도 반출을 요청한 지 19년 만에 이뤄진 조치다.

일각에서는 지도 반출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 해소와 관광 편의 증진, 이에 따른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국내 지도 사업자들은 시장 잠식,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 등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도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기업과 공간정보 사업자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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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서비스 화면 예시 [사진=픽사베이]



28일 국내 정보기술(IT)과 공간정보 업계에서는 정부가 구글이 요청한 1대 5000 축척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용하기로 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회의를 열고 구글이 신청한 지도 반출 건을 심의한 결과 허가를 의결했다.

정부는 지도 반출을 허용하는 대신 군사·보안 시설 등에 대해 보안 처리를 거친 데이터만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지도 데이터를 가공한 뒤 정부가 확인을 거쳐 반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서버 가공과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이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 기업과 동일한 규제와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경쟁하는 상황 등에 우려를 표한다. 더욱이 지도 데이터는 내비게이션(길 찾기)을 넘어 디지털 광고와 물류,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 된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지는 않고 국내 기업이 보유한 서버를 거쳐 지도 데이터를 가져가는 구조로 책임 소재마저 벗어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커졌다"고 지적하며 "가림 처리하기 전에 중요 정보가 새 나갈 수 있는 점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방한 여행객 불편 해소 등 기대 효과" vs "규모 격차 큰 '빅테크'와 경쟁, 타격 불가피"



일각에서는 지도 반출이 관광 산업 등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주목한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겪었던 불편이 해소돼 관광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는 "한국을 찾는 전 세계 관광객이 겪었던 가장 큰 불편이 해소되고 여행 등 산업의 스타트업이 해외(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여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도 데이터 개방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승규 창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지도 데이터 개방은 디지털 고립과 국제 경쟁력 약화를 해소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위치 기반 혁신 서비스를 통한 관광 산업 발전과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 데이터는 그 자체로 다양하게 활용·연계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규모의 측면에서도 국내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종욱 대한공간정보학회장은 "관세는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로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지도 데이터는 한 번 내주면 그걸로 되돌릴 수 없는 측면이 큰 게 사실"이라며 "구글은 세계적인 초대형 기업인 만큼 국내 기업이 애초에 경쟁하기 불가한 구조여서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는 구글로부터 2007년과 2016년에 같은 요청을 받았으나 안보상 이유로 불허했다. 정부는 군사기지를 포함한 민감·보안 시설 정보가 담긴 지도를 해외로 반출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지도 문제가 통상 현안으로 떠오르며 상황이 급변한 데 따라 내린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지도 반출 문제 등을 한국의 디지털 규제로 규정하고 비관세 장벽을 풀라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최진무 경희대학교 지리학과/GIS 교수는 "지도 데이터는 결국 디지털·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문제로도 확장해 볼 수 있는 것이어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다른 지도 반출 요청이 있을 시 (이번 결정이) 선례가 되는 만큼 (조건부 허용 결정이 난) 지금으로서는 구글이 향후 이행하기로 한 사항들을 제대로 점검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제도적인 장치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지 등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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