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기획] AI가 밭을 간다?…독파모가 선택한 모티프 '행동하는 AI'

댓글0
지난 20일 모티프 합류로 '독파모' 4파전 체제 본격화
독자 아키텍처와 VLA 모델로 대기업과 어깨 나란히
모비루스와 협업…범용 AI 닿지 않는 농업 현장 공략
행동형 AI로 농업 넘어 기타 산업 현장 확대 목표


서울경제TV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AI파운데이션모델 추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경제TV=박유현 인턴기자]
정부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구축 사업이 올해 2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존하는 정예팀 4파전 체제로 본격 신호탄을 울렸다. 이 중 내로라하는 IT 대기업들 사이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스타트업, 모티프테크놀로지스(모티프)의 작지만 날카로운 존재감이 시선을 끈다.

모티프의 경쟁력은 외부 설계도를 빌리지 않은 독자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 (LLM) 기술과 행동 모델 (VLA)에 있다. AI가 상황 판단에 이은 실행까지 가능해 국내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기술 역량이 강점이다.

이러한 자체 모델을 발판 삼아 모티프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사 ‘모비루스’와 손잡고 진행하는 '모티프-모비루스 농업 프로젝트'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해당 프로젝트는, 모티프가 농기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모비루스와 협력해 농업·오프로드 환경에 적합한 피지컬 AI 기반 자율주행·자율작업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전문가들은 모티프가 독파모에 선정된 배경에는 농업이라는 특정 산업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행동하는 AI'를 구현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기술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범용 AI의 한계가 드러나는 농업 현장

AI에게 농업은 가장 어려운 산업 현장 중 하나이다. 제조업과 달리 통제된 환경이 아니며, 생물 시스템이라는 비선형적이고 장기적인 반응 구조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시원 전북대 스마트팜학과 교수는 "특히나 한국 농업은 노지와 시설재배가 혼재돼 있고, 지역별 기후 차이가 크며 작물 종류와 재배 방식 또한 다양하다"고 지적하며, "미세 기상 변화, 생육 단계에 따른 반응 차이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므로 기존 오픈 AI의 단순한 데이터 기반 추론만으로는 안정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커먼 크롤(Common Crawl) 글로벌 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빅테크 AI의 한국어 학습 비중은 1% 미만이다. 특히 국내 농토의 성질이나 한국형 작물 특성에 최적화된 데이터가 부족해, 범용 AI를 한국 농촌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로컬 데이터의 부재'라는 치명적 한계가 존재한다.

농촌진흥청의 스마트농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농업 AI의 오판은 농가 경영에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초래한다. 95% 이상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농업 현장에서 범용 AI 특유의 환각 현상은 복구 불가능한 결함이 될 수 있다.

서울경제TV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독파모 추가 공모에 참여한 컨소시엄 대상 심층 평가 결과 모티프가 추가 선정되며 LG·SKT·업스테이지와 4파전이 본격화 됐다. [사진=뉴스1] 




◇텍스트 넘어 행동까지, 모티프의 VLA 아키텍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모티프의 VLA(Vision-Language-Action, 시각-언어-행동) 모델이다.

기존의 AI가 화면 속에서 텍스트로 답을 주는 '입'에 불과했다면, 모티프의 AI는 사물을 보고(Vision), 상황을 판단해(Language), 기계를 움직이는(Action) 과정이 하나의 뇌 안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지금까지의 로봇이 미리 입력한 명령어나 별도의 코딩 값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 기계였다면, 모티프가 바닥부터 직접 설계한 아키텍처는 기계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자율주행 트랙터가 밭을 갈다 예상치 못한 돌덩이를 마주했다고 가정해 보자.

기존 방식이라면 '장애물 감지 → 정지 → 관리자 호출'의 단계를 거치겠지만, 모티프의 지능을 이식받은 기계는 스스로 상황을 해석한다. "이 돌은 피해 가야겠다" 혹은 "로봇 팔을 뻗어 치워야겠다"는 판단과 실행이 0.1초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모티프의 독자 모델이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산업용 로봇과 중장비의 '디지털 뇌'라고 불리는 이유다.

서울경제TV

모티프의 지능과 모비루스의 제어 기술이 결합된 피지컬 AI는 인력 부족을 해결할 게임 체인저를 넘어,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수출을 노리는 고부가가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모티프–모비루스 농업 협업 프로젝트의 핵심

'모티프-모비루스 농업 협업 프로젝트'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이러한 모티프의 뇌가 모비루스라는 '정밀한 제어 기술'을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다.

모비루스는 국내 최초로 농기계 자율주행 인증을 획득한 오프로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다. 아무리 똑똑한 AI 모델(모티프)이라도 이를 기계의 정교한 움직임으로 변환해 줄 고도화된 제어 알고리즘(모비루스)이 없다면 현장 적용은 불가능하다.

두 회사의 협력은 바로 이 '판단과 실행의 괴리'를 해결한다. 모티프의 AI가 비정형화된 농업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어 "장애물을 피해가라"는 판단을 내리면, 모비루스의 제어 기술은 이 명령을 트랙터의 물리적 엔진과 조향 장치가 즉각 수행할 수 있는 구동 신호로 변환한다.

흙먼지가 날리고 지형이 불규칙한 오프로드 환경에서 AI가 내린 판단이 지체 없이 실제 기계의 움직임으로 구현되는 이유다. 결국 AI라는 '두뇌'가 내린 고차원의 명령이 모비루스라는 '정밀한 신경계'를 타고 기계 구석구석에 전달되어, 병든 잎만 골라 따내는 등의 정교한 자율 작업이 가능해지는 원리다.

이러한 '피지컬 AI' 기술은 국내 농촌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한국의 농촌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스마트팜 수요가 높은 중동 시장과 글로벌 오프로드 자율주행 시장까지 선점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엔 씨앗이나 기계 부품을 수출했다면, 이제는 전 세계 산업 현장에 '지능의 설계도'를 파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러한 기술적 흐름은 정부 정책과도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K-스마트팜 글로벌 도약 전략'에 따르면, 향후 K-스마트팜의 글로벌 경쟁력은 단순 시설 보급이 아닌 AI 기반의 운영 지능(S/W)에 달려 있다.

아울러 작년 12월 KOTRA의 '중동 스마트팜 진출 가이드'에 따르면, 중동(GCC) 스마트팜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해 올해 약 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식량 안보를 위해 지능형 농업 기술 도입에만 6650억 리얄(약 230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모티프와 모비루스의 협력 모델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겨냥해, 단순히 일회성 시설이나 부품을 수출하던 과거의 방식을 넘어 전 세계 척박한 산업 현장에 '지능의 설계도'를 이식하고 지속적인 로열티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모델로의 진화를 노릴 수 있다.

서울경제TV

농업 현장을 노리는 모티프의 피지컬 AI는 물류·제조 등 전 산업으로 확장 가능한 기술적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농업은 시작일 뿐… '행동하는 지능'이 바꿀 산업 지형도

모티프가 대기업들 사이에서 독파모 정예팀으로 낙점된 본질적인 이유는 '농업'이라는 특정 분야를 넘어, 어떤 산업 현장에도 즉시 이식 가능한 '독자 파운데이션 아키텍처'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시원 교수는 "피지컬 AI의 등장은 기술적으로나 산업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센서 입력을 받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기계(액추에이터)를 제어하며 그 결과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화학습과 모델예측제어(MPC) 등이 통합된 형태로 구현되어 안전 제약을 포함한 실시간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분석이다.

결국 농기계를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지능이라면, 공장의 로봇 팔이나 물류센터의 카트를 제어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농업은 자연환경과 생물 시스템이 결합 최고 난도의 테스트베드이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불확실성이 큰 농업 현장에서 안정성을 검증한 AI는 상대적으로 통제된 환경인 스마트 빌딩, 물류 자동화 등으로 확장하기에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모티프와 모비루스가 추진하는 농업 AI는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생산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윤 교수는 "AI 기반 생산 최적화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병해충 피해를 조기에 차단해 가격 급등락을 완화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며 "농업 AI는 기술 개발을 넘어 식량 안보, 물가 관리와 직결되는 전략 기술"이라고 말했다.
/flexibleu@sedaily.com

박유현 기자 flexibleu@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국금융신문경동나비엔, 초고화력·안전장치 '매직 인덕션' 강화
  • 테크M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축제 '비버롹스'로 탈바꿈...12월 DDP서 개막
  • 뉴스1"취향따라 고르자"…경동나비엔, 나비엔 매직 인덕션 컬러 추가
  • 머니투데이새 주인 찾은 티몬, 1년 만에 영업 재개... 셀러 수수료 3~5% 책정
  • 서울경제"이 월급 받고 어떻게 일하라고요"···역대 최저 찍었다는 '공시생', 해법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