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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 스트레스 때문에 백발이 됐다고?... 노르에피네프린의 배신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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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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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게티이미지뱅크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은 부신수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자 뇌에서 합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각각 노르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티로신으로부터 합성되는 카테콜아민으로, 에피네프린은 질소 원자에 메틸기가 결합되어 있으며 노르에피네프린은 메틸기가 수소 원자로 치환된 구조이다. 체내에서 도파민으로부터 노르에피네프린이 합성되고, 노르에피네프린으로부터 에피네프린이 합성된다.

두 물질은 모두 혈당을 높이고, 심박수와 심근수축력을 높인다. 각각 분자량 169, 183의 작은 물질이며 백색에서 약간 노란색의 가루 결정체다. 20~30대 젊은 나이에 새치가 심하면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젊은 새치 인구가 부쩍 늘고 있는 것 같다. 2018년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의 공동 논문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받은 20대 남녀의 36.4%가 새치로 고민 중이었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새치가 심해지는 원인으로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를 떠올린다.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는 붉은 기가 있는 금발 머리였다. 그런데 처형을 앞두고 하룻밤 만에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번지 점핑을 하고 난 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다. 이밖에도 심각한 사건이나 사고,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 이혼, 죽음 등을 경험한 사람은 단시간에 머리가 하얗게 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사실 모공 밖으로 이미 나온 머리카락은 염색을 하지 않는 한 색이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하루만에 머리가 새하얘졌다는 말은 거짓이다. 하지만 심한 스트레스가 새로 자라는 머리를 단시간에 하얗게 만들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증명된 사실이다.

2020년 하버드대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털색을 검게 만드는 멜라닌세포 증식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쥐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부신을 절제하고, 일부 신경과 세포를 제거하고, 특히 멜라닌세포의 줄기세포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에피네프린 관련 수용체를 모두 무효화했다. 그러자 쥐에게서 일제히 하얀 털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이로 인해 노르에피네프린이 폭발적으로 방출되면서 멜라닌세포가 비정상적인 속도로 빠르게 분화하고 증식하다 결국 고갈돼버린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21년 미국 콜럼비아대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번에는 인간의 머리카락을 시간 단위로 분할하여 각 조각에서 멜라닌 색소의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색소의 양이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는 패턴을 볼 수 있었다.

이 패턴을 머리카락 제공자의 스트레스 상황과 비교하자 거의 일치했다. 즉, 스트레스가 높았던 시기는 색소가 감소했고, 스트레스가 줄었던 시기는 색소가 늘었다. 스트레스는 머리카락 색만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위에 소개한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연구에서 새치가 있는 20대는 새치가 없는 20대 그룹에 비해 허리둘레가 더 굵고, 혈압과 공복혈당이 더 높고, 혈중 고밀도콜레스테롤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이 두 가지 이상이 겹치는 사람은 이른 나이에 새치가 생길 확률이 1.7배 더 높았다.

즉, 복부비만이면서 혈당이 높은 사람이나 혈압과 혈당이 모두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0대에 새치로 고민하게 될 확률이 1.7배 더 높다는 뜻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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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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