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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계속으로]마틴루서킹이 "MAGA"…고인 모욕하는 AI 기술에 규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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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유명인을 활용한 AI 영상은 골칫거리
AI 영상으로 고인 모욕해도 제재 어려워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한 유튜브 영상에 등장한 마틴 루서 킹 목사는 연설대에 서서 1963년에 했던 유명한 말을 했다. 하지만 그 명언 뒤에 따라온 문장은 "내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을 평가받는 나라에서 사는 꿈입니다"가 아니다. 마틴 루서 킹은 갑자기 빨간색 모자를 쓰더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Make America Great Again)입니다"고 소리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다. 모자에도 똑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영상 생성 AI '소라'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이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는 줄 몰랐다" 또는 "제발 이런 영상을 만들지 말라. 마틴 루서 킹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AI로 영상을 만드는 플랫폼이 확산하면서 고인 또는 위인을 조롱하는 콘텐츠도 무분별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이들을 모욕할 수 없게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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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연설대에 서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고 말하는 AI 영상이 유튜브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28일 AI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3·1 운동에 참여한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AI 영상이 올라왔다. 유관순 열사가 일장기에 애정을 보인다거나 방귀를 뀌는 장면 등이 영상에 담겼다. 유관순 열사뿐만 아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비하하거나 친일파 이완용을 찬양하는 SNS 게시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틱톡에 올라온 김구 선생 사진에 '얼굴이 이게 무엇이냐'고 조롱했다"며 "저 역시 유튜브 영상 중에 독립운동가를 모독하는 콘텐츠를 간혹 본 적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사망한 유명인을 활용한 AI 영상은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다. 한 영상에서는 2018년 사망한 유명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프로레슬링에 참여해서 상대방을 향해 몸을 던졌다. 또한 2009년 사망한 유명 가수 마이클 잭슨이 뛰어가다가 기둥에 머리를 박고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는 AI 영상도 만들어졌다. 금기를 넘어서기도 했다. 제2차세계대전에서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가 미국 국기를 몸에 두르고 앞을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내가 미국의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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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비하하거나 친일파 이완용을 찬양하는 SNS 게시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 SNS 캡처


AI 영상에 등장한 고인의 유족들이 피해를 호소한 경우도 존재한다. 2014년 사망한 유명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딸 젤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10월 AI로 만든 아버지 영상을 자신에게 보내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젤다 윌리엄스는 "내가 (아버지가 나오는 AI 영상을) 보고 싶어한다거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최소한의 예의가 있다면 아버지와 나에게 이런 행동을 그만해달라. AI로 고인들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건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AI 영상으로 고인을 모욕해도 제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원숭이 소리를 내는 AI 영상이 퍼지면서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지자 오픈AI는 마틴 루서 킹 목사 관련 영상 생성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조롱하는 영상을 유튜브나 틱톡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등 완전히 걸러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적 처벌도 어렵다. 모욕죄는 생존하는 인물을 한정하고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원색적인 조롱은 사자명예훼손죄에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서 교수는 SNS를 통해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영상 노출이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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