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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한 잎, 입에 한 입’…식탁에 올리는 봄맛 식용꽃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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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만 좋은 줄 알았더니 건강에도 좋은 꽃
염증반응 억제·콜라겐 합성 촉진 등에 효과 … 반드시 ‘식용’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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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중에서 약 20여 종의 식용꽃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흑백요리사> 시즌2의 참가자 ‘요리 괴물’은 이유 없는 식용꽃 활용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성재 심사위원 앞에 ‘한국의 허브와 제철 꽃을 곁들인 미더덕회’를 내놓았다. 알싸한 맛을 품은 한련화를 얹은 그의 요리는 식용꽃의 식감과 향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점수 획득은 물론 시청자의 군침까지 돌게 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에 건강에도 좋다는 장점을 더하면 ‘식용꽃’ 요리가 나오지 않을까. 요리 장식으로만 쓰기엔 아깝고, 재료로서 쓰기에는 고민이 필요한 식용꽃 활용법을 알아두기 좋은 2월이다.

식용꽃은 사람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재배·관리된 꽃이다. ‘먹는 것에 진심’인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진달래전, 아카시아꽃 튀김, 감국화전 등 계절별 꽃 음식을 즐겨왔다. ‘화전놀이’처럼 꽃을 먹는 문화는 삼짇날(음력 3월3일)과 중양절(음력 9월9일) 같은 절기 음식으로도 전해졌다. 서양에서는 16세기 상류층을 중심으로 꽃을 요리에 쓰기 시작했고, 19세기에는 허브와 결합한 요리 문화로 확산했다. 꽃술을 떼어낸 뒤 리코타 치즈와 안초비 소를 채워 튀긴 호박꽃 튀김은 이탈리아의 별미다. 미국과 일본은 1980년대부터 식용꽃 요리가 보급되면서 레스토랑과 가정 요리에서도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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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패랭이꽃을 비롯해 서양에서도 다양한 식용꽃을 활용하고 있다. pexels


꽃을 단지 예쁜 장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즘은 식용꽃을 단순한 장식으로 보는 편견이 줄고, 꽃이 색·향·식감을 더하는 ‘건강한’ 식재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식용꽃에는 항산화 활성을 지닌 플라보노이드 화합물,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안토시아닌, 항암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 등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농촌진흥청의 국내 자생 식용꽃에 관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한련화는 지방세포 분화 억제를, 금어초는 대식세포(백혈구)의 염증반응 억제와 피부세포의 콜라겐 합성 촉진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꽃잎의 색이 짙을수록 유효성분이 많은 경향이 있다. 붉은색의 꽃에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노란색의 꽃에는 몸에서 비타민A의 효과를 내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많다.

식용꽃 애호가들은 약효보다 정서적 효과를 우선으로 친다. 꽃이 접시에 올라갔을 때 생기는 감각적 만족감, 식사 경험의 확장은 분명하다. 해외 식문화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식사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이 이른 봄이면 즐겼던 화전은 식용꽃의 미덕을 제대로 살린 음식이다. 진달래는 봄철 대표 꽃으로 꽃술을 제거하고 꽃잎만 씻어 떡이나 화전에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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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꽃을 듬뿍 올린 샐러드.


식용꽃 활용의 핵심은 시각 → 향 → 맛의 순서를 이해하는 데 있다. 진달래 외에 국화, 아카시아꽃, 동백꽃, 매화, 복숭아꽃 등이 오래전부터 음식에 활용됐다. 꽃차, 담금주, 떡 안에 넣는 소까지 계절감을 살린 다양한 방법이 전통 레시피로 전해진다. 국화는 쓴맛을 줄이기 위해 익힌 뒤 전과 차로 즐긴다. 아카시아꽃은 향이 강해 튀김, 꽃차, 떡, 술, 부각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비올라, 팬지, 스토크, 양난, 보리지, 금잔화, 한련화, 소국, 메리골드 등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용꽃은 20여종이다. 가장 눈에 익은 꽃은 팬지와 비올라로 식용꽃 입문자용으로도 추천된다. 팬지의 미니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비올라는 살짝 달짝지근한 맛이 나면서 향도 과하지 않아 샐러드나 케이크 장식, 비빔밥이나 피자 토핑 등에 두루 활용된다.

새콤한 맛이 있는 베고니아는 술을 빚거나 식초 대신 쓰기도 한다. 보리지꽃은 해외에서 많이 쓰이는 식용꽃으로 오이의 맛과 향을 품고 있어 생선이나 조개, 새우 등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세비체나 카르파초 위에 몇송이 올리면 비린 향도 잡아주고 요리의 신선함을 더한다. 장미, 라벤더, 라일락은 단맛을 내는 꽃으로 달콤한 간식에 풍미를 더하는 용도로 사랑받는다. 장미꽃잎과 설탕을 절구나 분쇄기에 넣고 갈아서 만든 ‘허브 설탕’은 따뜻한 차나 제과류 등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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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얼음을 얼려두었다가 칵테일에 활용해도 근사하다.


식용꽃 활용에서 중요한 것은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한 접시에 3~5송이면 충분하다. 최근에는 꽃잎을 식초에 절여 꽃초로 만들거나 플라워 에이드, 쿠키 장식 등으로 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홈파티’에 식용꽃을 활용하는 멋쟁이들도 있다. 꽃을 음료에 띄우는 것은 기본, 물과 함께 얼린 ‘꽃얼음’을 시원한 음료에 넣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평범한 연성 치즈에 식용꽃을 섞어서 테이블 위에 올리면 근사한 파티 요리가 된다. 라이프 정보를 다루는 마사스튜어트닷컴은 한련화는 여름 샐러드에 생기를 더하는 용도로, 서양 부추로 알려진 차이브꽃은 오믈렛이나 수프에 풍미를 더하는 재료로 추천한다. 팬지를 올려 구운 팬케이크는 서구식 화전처럼 보인다.

도시 농업과 홈 가드닝 문화가 확산하면서, 베란다 텃밭에서 식용꽃을 재배해 직접 활용하기도 한다. 식용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처다. 관상용 꽃과 식용꽃은 다르다. 화훼용 꽃에는 농약과 보존제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식용’으로 재배·유통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알레르기 역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국화과 식물에 민감한 사람은 피부 발진이나 구강 자극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소량으로 테스트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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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식용꽃이 색·향·식감을 더하는 ‘건강한’ 식재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식용꽃은 50송이 한 팩에 5000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받은 직후 찬물에 2~3회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한 뒤 적신 면보를 깐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색과 향을 유지하려면 신선한 상태에서 1~2일 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친환경 재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진딧물 등을 주의해 씻어야 한다. 꽃차 용도로 장기 보관할 경우, 1% 정도의 연한 소금물로 꽃잎을 살짝 씻어 한지 위에 펼쳐놓고 서늘한 그늘에서 바짝 말리면 색이 오래간다.

식용꽃은 단순히 요리를 예쁘게 만드는 장식이 아니다. 계절의 변화를 맛과 향으로 담아내며, 오래된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는 재료다. 색과 향, 영양까지 식탁에 담고 싶을 때, 꽃은 훌륭한 선택이 된다.

장회정 선임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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