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10명 중 4명이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질환 증가가 맞물린 탓이다.
28일 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연구회가 발간한 ‘지방간과 당뇨병 통계 2022’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지방간 유병률은 39.3%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 역시 2025년 기준 국내 성인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 유병률이 30% 중반 수준에 이르며 특히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과음에 따른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증후군과 연관된 비알코올성 지방간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면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점이 문제다.
간 초음파에서 의심 소견이 발견되면 간 탄력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검사를 통해 지방간 진행 정도를 평가한다. 지방간염이 심해지면 간섬유화가 진행되고 이는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는 비대상성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은 해독과 영양소 저장을 담당하는 핵심 장기지만 상당 부분 손상되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예방의 핵심은 원인 관리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가 기본이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체중 감량과 당뇨·고혈압 등 대사질환의 체계적 관리가 중심이 된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자 예방법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시간제한 식사(Time-Restricted Eating)’도 주목받고 있다. 하루 섭취 시간을 8~10시간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간헐적 단식의 한 형태로 알려져 있으나 핵심은 단순한 ‘굶기’가 아니라 생체 리듬에 맞춘 대사 조절이다.
전대원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시간제한 식사는 단순한 체중 감량 전략이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 개선을 통한 근본적 대사교정 효과를 가질 수 있다”면서 “비만·당뇨·고혈압이 동반된 환자는 간섬유화 진행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뇨병 환자(특히 인슐린 치료 중인 경우)나 고령자, 임산부, 저체중인 자는 긴 공복으로 인한 저혈당이나 영양 불균형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피로,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부 불쾌감, 오른쪽 윗배 통증 등 간 질환과 연관될 수 있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무엇보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이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이상민 기자 ( imfact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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