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재단(회장 임호영)과 주한미군전우회는 25일 전쟁기념사업회와 함께 6·25전쟁 정전 이후 한국을 지키다 전사한 주한미군 103명을 추모하는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 제막식을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거행된 '주한미군 전사자·실종자 추모시설' 제막식 장면. [사진=전쟁기념사업회 제공] 2026.02.27 gomsi@newspim.com |
추모비는 국민 접근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옛 한미연합사 인접 부지에 들어섰으며, 총 27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시설 완공 이후 유지·관리는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가 맡는다. 이번 추모시설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사한 주한미군 장병들과, 6·25전쟁 중 실종된 미군 장병들을 함께 기리는 공간이다.
한미동맹재단은 2023년 정전 이후 전사한 주한미군 101명의 명단을 처음으로 정리해 전쟁기념사업회에 추모시설 건립을 제안했고, 이후 추가 조사로 총 103명의 전사 사실을 확인했다.
총 970㎡ 규모로 조성된 추모시설은 다섯 개의 상징 공간으로 구성된다. 먼저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문구가 새겨진 벤치 형태의 '전사자 추모비'가 설치됐고, 정전 이후 전사한 주한미군 장병 101위의 관등성명과 전사일자를 새긴 '추모의 벽'이 함께 조성됐다.
한국과 미국을 상징하는 석재가 어우러져 상승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동맹의 탑', 정전협정 서언이 새겨진 '정전협정의 벽', 6·25전쟁 중 실종된 미군 장병을 기리는 '실종자의 벽'도 한 공간 안에 배치됐다.
한미동맹재단과 전우회, 전쟁기념사업회는 여러 후보지 가운데 용산 전쟁기념관 내 옛 한미연합사 인접 부지를 최종 건립 장소로 정했다. 용산은 향후 국가공원으로 조성될 경우 많은 국민이 찾게 될 공간이자, 한국으로 부임하는 미군 장병들이 가장 먼저 신고를 위해 방문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 부지로서 상징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25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6·25전쟁 정전 이후 전사한 주한미군 103명을 기리는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 제막식을 갖고 있다.[사진=전쟁기념사업회 제공] 2026.02.27 gomsi@newspim.com |
이날 제막식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6·25전쟁 중 안타깝게 희생돼 이곳에 영면하신 분들은 한미 양국의 혈맹을 일깨운다"며 "국방부는 앞으로도 주한미군 전사자·실종자를 비롯한 모든 영웅의 헌신을 잊지 않고 그 정신을 굳건히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장 성일종 의원은 "오늘 제막식은 이 나라의 자유가 어떤 희생 위에 세워졌는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며 "고귀한 영웅들의 희생으로 얻은 자유와 번영을 영원히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은 "이곳이 향후 조성될 용산공원과 연계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웅들의 희생을 되새기고 감사를 전하는 추모의 쉼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주한미군사령부를 대표해 참석한 로버트 S. 브라운 준장은 "이 추모시설은 단순한 비석이 아니라 공동의 희생과 영속적인 파트너십, 끊어지지 않는 한미 간 유대를 상징한다"며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싸운 친척과 자신을 포함해 9명의 친지가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다고 소개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정전 이후 전사한 주한미군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주한미군전우회 2대 회장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권유였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6·25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며, 그 증거는 1953년 휴전협정 이후에도 다수의 주한미군이 북한군의 적대 행위로 전사한 사실"이라며 이들의 업적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과 전우회는 1955년부터 1994년까지 정전 이후 작전 임무 수행 중 북한군의 무력 도발로 전사한 주한미군이 모두 103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과정에서 로버트 라카메라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군 내부에서는 1966년부터 1969년을 '제2차 6·25전쟁'이라 부를 정도로 DMZ와 동·서해상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빈번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재단은 이 연구 성과를 토대로 정전 이후 전사한 주한미군 103명의 공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공훈록을 발간했다. 공훈록은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전사한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배렛 중위의 기일에 맞춰 발간됐으며, 이번 추모비에 새겨질 전사자 명단과 공훈의 역사적·사실적 근거 자료로 활용됐다.
한미동맹재단은 한미동맹 70주년이던 2023년, 지난 70년을 성찰하고 다가올 70년을 준비하는 사업의 하나로 이 공훈록과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 준공을 "3년 4개월에 걸친 여정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추모비 건립 과정에서는 미국 정부와 미군 인사들의 관심과 지원도 이어졌다. 2023년 11월 전쟁기념관을 찾은 로이드 오스틴 당시 미 국방장관은 추모비 건립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깊은 감사를 표했으며, 2025년 재단과 전우회의 미국 방문 때에는 존 노 미 국방부 부차관보, 미 국무부 마이클 디솜버 차관보 등이 "정전 이후 전사한 주한미군 장병을 위한 공훈록과 추모비가 한미동맹의 가치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뒤 방한 시 헌화를 약속했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 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전쟁기념사업회 제공] 2026.02.27 gomsi@newspim.com |
월터 샤프·빈센트 브룩스·커티스 스캐퍼로티·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들은 이 추모비가 미 국방부의 공식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이번 추모비 준공을 계기로 정전 이후에도 이어져 온 한미동맹의 역사와 가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후속 사업으로 특집 다큐멘터리 '한미동맹, 기억의 인프라' 제작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전쟁 영웅 윌리엄 웨버 대령의 헌신과 함께,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복무하다 전사한 주한미군 전사자 103명의 희생과 공헌, 그리고 오늘날 그들의 유산을 이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지금 시대 한미동맹의 가치와 미래 지향적 의미를 조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BS 1TV와의 협조를 통해 총 3부작, 총 180분 분량으로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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