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7일 서울 여의도 한경협에서 '개정 상법에 따른 M&A 인수 제안 관련 공시제도 개편' 세미나를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6.02.27) |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개정 상법의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실효성 있게 전체 주주 이익을 보호하려면, 인수합병(M&A) 제안 관련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마련과 공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코스피 지수와 달리 상장사 저평가 상태 지속"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한경협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최로 열린 '개정 상법에 따른 M&A 인수 제안 관련 공시제도 개편' 세미나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이 대표는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금융권 출신으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앞서 1차 상법 개정으로 제382조3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까지로 확대하도록 법제화됐다.
이 대표는 기업경영 지배권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M&A 인수 제안에 대해 이사회의 적극적인 판단 의무와 책임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수와 달리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저평가 기준인 PBR(주가순자산비율) 1.0 미만 기업 비중이 69%, 특히 초저평가 기준인 PBR 0.5 미만이 40%에 달하고 있어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대비 심각한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 저평가 기업이 특히 많은 이유는 상장기업이 퇴출되지 않아 부실 상장기업도 많고, M&A 거래 시 지배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되고 일반주주는 소외된다"며 "저평가 기업에 대한 M&A 인수 제안이 있어도 이사회가 무시하거나 아무런 공시를 하지 않아도 법적 리스크가 없어 저평가 상장사에 대한 M&A 시도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저평가 상장사에 대해 사모펀드나 경쟁사가 '진지한 인수 제안'(Bona Fide Offer)을 하면, 이사회는 전체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 검토하고 과정을 상세히 공시할 의무가 있다고 예시했다.
이 대표는 "이를 만약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면 소송 대상이 되므로, 저평가 기업은 M&A 통해 가치를 재평가 받거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있다"며 "특히 일본은 2023년 '기업매수 지침' 발표 이후 저평가 상장사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지분 분산이 일반적이어서 자발적 베어 허그(Bear Hug) 전략을 통해 M&A 인수 제안을 하면 이사회와 주주 간 이해상충 가능성이 높아 이사의 경영판단원칙보다 강화된 심사 기준으로 이사회의 판단 및 결정과정에 대해 평가한다고 이 대표는 제시했다.
일본의 경우, 2023년 경제산업성의 ‘기업매수 지침'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M&A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소개했다. 지침에 따르면 인수 제안 받은 대상회사 이사회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제안 내용 이사회 신속 보고, 진지한 검토, 최선의 조건 도출 협상 등 의무를 부담한다고 제시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인수 제안이나 공개매수에 대해서 이사회 검토 및 공시 의무가 없고 상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M&A 관련 이사의 행위규범 부재 및 판례 미비로 이사의 책임 범위에 대해 혼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제도 개편 방안으로는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사유에 경영권 변경 목적의 인수 제안 신설을 포함하고, ‘진지한 인수 제안’의 기준 및 공시내용 구체화, 경영권 변경 목적 공개매수에 대한 회사의 의견 표명 의무화 등이 있다"며 "상세 내용은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 서식 개정을 통해 구체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사회 '모든주주 이익' 유도하는 공시 개정 돼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M&A 공시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패널토론에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배권 변동을 초래하는 M&A 제안을 이사회가 인지하는 그 즉시 제안의 사실과 이사회의 의견을 공시하고, 이사회가 특정 주주만이 아닌 일반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거래를 조율하고 협상하도록 이사회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공시 개정이 돼야 주주충실의무 개정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환 대표는 "현행 상 잠재적 매수인은 최대주주의 지분에 대해서만 인수를 제안하고, 이사회는 이를 인지하더라도 그 사실을 즉각적으로 공시하지 않아 이른바 ‘깜깜이’ M&A가 발생하며, 일반주주는 이익 실현의 기회를 상실한다"며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업거버넌스 원칙에 따르면, 기존 경영진과 이사회가 참호를 구축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제3자의 지배권 인수 시도에 반대하는 행위를 비판한다, 이 과정에서 피인수 기업의 이사회는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가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시장에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어떻게 작동될 지 방법과 정합성 등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필요하고 이제 시작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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