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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호랑이 ‘미호’ 폐사 원인은... “문단속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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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8일 4시 15분쯤 서울대공원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미호와 금강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 금강이 미호의 목덜미를 물고 공격해 미호는 폐사했다. /뉴스1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 호랑이 ‘미호’가 사육사의 소홀한 문단속으로 인해 다른 개체의 공격을 받아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영실 의원이 서울대공원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호는 설 연휴 때인 지난 18일 오후 4시 15분쯤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호랑이 ‘금강’과의 싸움 끝에 폐사했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사육사의 소홀한 문단속이 지목됐다. 사육사가 호랑이를 내실에서 방사장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산실문 잠금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실에 있던 미호가 먼저 방사장에 나와 있었고, 이어 금강이 들어오면서 두 호랑이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방범카메라 영상에는 연결문이 열린 직후 금강이 미호에게 빠르게 접근해 충돌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육사는 즉시 고압 호스 등 도구를 동원해 분리를 시도했지만, 미호는 끝내 죽었다.

사고 당시 ‘2인 1조 근무 지침’이 이행되지 않은 점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사육사는 조항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근무 여건상 구역을 나눠 1인 체계로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2022년 유사 사고 당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아 동일한 유형의 비극이 반복됐다”며 “현장 여건이나 관행을 이유로 안전 수칙이 탄력적으로 적용돼 온 것은 아닌지 근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체 간 충돌이 아니라 관리체계의 반복적 허점이 드러난 사안”이라며 “책임 규명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적 개선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미호는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선호, 수호, 미호 삼남매 중 막내이자 장녀인 암컷 시베리아 호랑이다. 미호(美虎)라는 이름처럼 예쁜 호랑이로 귀여움을 받았다.

이번 일에 앞서 2023년과 2024년에도 서울대공원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개체들이 잇따라 폐사해 동물 관리 부실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서울대공원 측은 미호 폐사 이후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미호는 다른 개체와의 투쟁이 발생한 끝에 결국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전 직원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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