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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앞에 장사 없다'…구조조정에 흔들리는 K배터리[전소연의 배터리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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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아무래도 올해까지는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아요. 예전보다 일거리도 많이 줄었고, 잉여인력도 많은 상태에요. 업황이 좋아지길 기대해봐야죠."

배터리 기업에서 일하는 A씨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회사 안팎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자랑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비용 절감과 효율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합니다.

너도나도 구조조정…배터리 업계 '찬바람'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합산 매출은 43조9167억원, 영업손실은 1조3076억원이었습니다. 전기차 캐즘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2024년(합산 매출 48조4784억원, 영업손실 1883억원)보다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속도 조절이 필수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인력과 투자 계획은 물론, 조직 개편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움직임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SK온은 이달 중순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시행했습니다. 희망퇴직의 경우 월 급여 6개월~30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키로 했고, 무급휴직은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을 통해 최장 2년까지 직무와 관련한 학비를 지급해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돕는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삼성SDI는 알짜 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실탄 확보에 나섰습니다.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는데, 장부 가격 기준으로는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되며, 업계에서는 매각이 완료되면 대규모 현금 유입이 이뤄지며 재무 여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습니다. 회사채 발행은 통상 기업이 투자 재원을 확보하거나 차입 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자금 조달 방식인데요. 최근처럼 업황이 부진한 시기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해석됩니다.

소재사들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자기개발 휴직제도를 도입해 인력 운영 효율화에 나섰습니다. 휴직 기간 동안 직원들이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휴직자에게는 자기개발 지원금을 지급합니다. 에코프로도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라인별 상황에 맞춰 근무일과 근무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침체 영향이 셀 업체를 넘어 소재업체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당분간 업계 전반이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SS·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위기 돌파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사업 경쟁력 강화 태세에 분주합니다. 전기차 수요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셀·소재 업체 모두 1순위 사업으로 꼽는 ESS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맞물리며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삼성SDI 역시 글로벌 ESS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고 있고, 작년부터는 ESS용 배터리 생산도 시작했습니다. SK온은 200GWh 이상의 ESS 수주 목표를 내세우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죠.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기술 발전으로 로봇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형·고출력·고밀도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입니다. 로봇은 전기차보다 훨씬 작은 공간에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 만큼,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간에 전기차 부문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ESS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역시 향후 고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며 "전기차 중심 구조에서 더 나아가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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