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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수원 ‘바라카 정산’ 갈등…정부, 런던 중재 국내 이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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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부담·절차 기간 단축…기술 유출 우려 완화
이원화 체계 한계 드러나…수출 기능 일원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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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는 27일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신청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양 기관에 권고했다. 사진은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3호기. / 뉴시스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정부가 바라카 원전 정산을 둘러싼 에너지 공기업 간 갈등 수습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27일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신청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양 기관에 권고했다. 정기 협의체 가동과 지속 협의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은 한전과 한수원 간 계약 구조에 있다. 한전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뒤 발주처와 총괄 계약을 체결한 주계약자다. 이후 2010년 한수원과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을 맺어 시운전과 운영지원시스템 구축 등 역무를 맡겼다.

양사의 갈등은 건설 과정에서 공기 지연이 발생하며 불거졌다. 1~3호기는 계획 대비 2~3년 늦어졌고, 4호기는 2024년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갔지만 정산 협의 등이 남아 있어 준공이 완료되지 않았다.

한전은 발주처(ENEC)와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을 협의 중인데, 발주처 정산이 이뤄져야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수원은 OSS 계약에 근거해 공기 지연에 따른 인건비와 추가 역무 수행 비용(약 1조4000억원)을 정산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양측은 지급 시점과 범위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돈의 흐름과 책임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라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중재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권고’ 형식을 택한 데는 법적 한계를 고려한 판단이 깔렸다. 공공기관의 자율 경영을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체계상 정부가 계약 분쟁에 직접 개입해 절차 변경을 지시하기는 어려워서다.

여기에 배임 우려도 변수로 작용했다. 중재 절차를 바꾸거나 타협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불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논란이 불거질 경우 경영진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모두 배임 소지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권고는 법적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범위 내에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재를 국내로 이관하면 비용 부담과 절차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원전 관련 민감 기술의 해외 노출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해외 중재에 따른 소송비용 증가와 기술 자료 유출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다만, 구체적인 비용 절감 규모는 계약 구조와 중재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전과 발주처 간 정산 협의도 변수로 꼽힌다. 정산결과에 따라 한전과 한수원 간 분쟁 구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사안은 한전이 주계약자, 한수원이 수행기관으로 역할을 나눠온 원전 수출 이원화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원전 수출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용역을 진행 중이며, 수출 기능 일원화 방안을 포함해 제3의 전담 체계 구축 등 복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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