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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車 넘어 로봇·AI 정조준…‘피지컬 AI 기업’ 전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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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9조 투자 미래산업 집적
34만평 부지에 9조 투입…2027년 착공
GPU 5만장급 데이터센터 5.8조 투자
‘HTWO’ 앞세워 수소 전 밸류체인 구축
車공장 시대 마감…미래기술 중심 투자 본격화
헤럴드경제

배경훈(오른쪽부터)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권제인 기자] ‘피지컬 AI(인공지능)’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미래 산업 혁신거점을 조성한다. 오는 2026년부터 총 9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로봇·AI·수소 중심 미래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27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약 34만평에 달하는 새만금 혁신거점은 내년 AI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발전시설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 추진된다. 수전해 플랜트도 같은 해 첫 삽을 떠 2029년 1차 준공 후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로봇 제조 클러스터는 2028년 착공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번 투자는 피지컬 AI 비전을 실행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다.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관련 인프라 구축과 사업화를 본격화하며 글로벌 양축 체제를 갖추게 됐다.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가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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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수소 AI 신도시 육성



▶AI 기업으로…데이터센터가 승부처=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초대형 인프라 구축이다. 현대차그룹은 5조8000억원을 투입해 GPU 5만장급 연산 능력을 갖춘 AI 데이터센터를 새만금에 건립한다. 자율주행·로보틱스·스마트팩토리 개발에 필요한 방대한 실주행·제조 데이터를 학습·검증하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가 지난달 CES에서 완성차 업체가 아닌 피지컬 AI 기업을 선언한 만큼, 대규모 연산 인프라는 필수에 가깝다. 자율주행과 로봇은 영상 기반 학습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해 초대형 서버 인프라 없이는 사업 확장이 어렵다. 그룹은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 계약을 맺고 최신 블랙웰 GPU 5만장을 도입하기로 했다.

연내 미국 RMAC(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구축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양산이 시작되면 실주행·공정 데이터가 급증할 전망이다. SK·삼성 등도 AI 데이터센터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연산 능력이 곧 산업 경쟁력이 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초기 투자뿐 아니라 3~5년 주기의 칩 교체가 필요한 장기전이라는 점에서 지속 투자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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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새만금 미래 전략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AI센터 전력, 태양광으로 푼다=문제는 전력이다. 엔비디아로부터 도입할 700W급 GPU 5만장은 단순 계산만으로도 약 35MW의 전력을 소모한다. 여기에 서버 주변장치와 냉각 설비 등을 포함하면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수요는 100MW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중소 도시 하나의 기저전력 부하에 맞먹는 규모다.

새만금이 후보지로 부상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지역에는 2.8GW 규모의 태양광 단지가 조성 중으로, 대규모 전력을 비교적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안정적 전력 확보를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입해 GW급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한다. 2021년부터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운영에 참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발전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된 전력은 AI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에 공급돼 대규모 연산·에너지 집약형 설비의 운영 기반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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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1위 현대차, 인프라까지 선점=수소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1조원을 투입해 200MW 규모의 수전해 플랜트를 새만금에 건설한다.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트램·버스·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에 총 1GW 규모의 수전해 설비를 구축해 수소 생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40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AI 수소 시티’에서는 인근 플랜트에서 생산한 수소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순환 체계도 도입한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 역시 내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투자는 현대차그룹이 수소를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다. 단순한 완성차 판매를 넘어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충전·활용까지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현대차 수소 브랜드 ‘HTWO’를 앞세워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이 승용 부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상용차·물류·발전 등 대규모 에너지 수요 분야에서는 수소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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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파운드리 구축…협력사까지 확장=로봇 산업 육성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4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를 새만금에 조성한다. 이곳에는 로봇 완성품 생산라인과 함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능을 갖춘 공장이 들어선다. 제조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로봇 제품을 대신 생산하는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대차 로보틱스랩의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를 비롯해 엑스블 숄더, 달이 딜리버리 등 주요 로봇 제품들이 이곳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현재 모베드는 에스엘(SL)을 통해 위탁생산되고 있다. 현대위아의 자율주행 물류로봇, 주차로봇, 협동로봇 역시 생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미국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새만금 클러스터는 국내 로보틱스 기술을 본격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 첫 거점이 된다. 자동차 제조에서 축적한 대량 생산 노하우를 로봇 산업에 이식해,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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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로…투자 축 이동=현대차그룹의 투자 방향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올해부터는 AI 인프라와 차세대 기술 분야에 무게를 두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조치이기도 하다. 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직전 5개년 대비 40%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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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새만금에서 시작되는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이 대한민국 미래를 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로봇·AI·수소 기술을 두루 갖춘 현대차그룹은 첨단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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