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미 대법원이 무효화한 ‘트럼프 관세’의 환급을 둘러싸고 환급금을 받을 ‘권리’를 사고파는 거래가 벌써부터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거래에선 환급 예정 금액 1달러당 약 40센트, 즉 60% 할인된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판결 이전의 20센트 안팎과 비교하면 2배 가량 급등한 가격이다.
미 대형 로펌 오릭헤링턴앤드서트클리프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관세 환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거래는 존재해 왔으며, 액면가의 75%가 일반적인 시세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거래 중개에 나서는 등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며 청구권 가격은 1달러당 약 20센트 안팎으로 떨어졌다.
관세 환급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통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머무르는 배경이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 당장 돈이 필요하거나 조기에 경영 환경을 안정시키려는 중소기업들이 청구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이미 징수된 관세는 지난해 12월 기준 13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기준으로 30만개가 넘는 수입업체들이 관세를 납부했다. 수입 건수 기준으론 3400만건을 상회하며, 이 가운데 약 1920만건이 임시 납부(가납) 상태였다.
임시 납부 건은 향후 환급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관세를 낸 경우 환급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 지난 20일 미 대법원은 환급 여부 자체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사건을 국제무역법원(CIT)으로 돌려보냈다. 국제무역법원은 환급 소송을 담당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금까지 관세를 환급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기업은 최소 18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속한 중소기업들은 대법원 판결 직후 국제무역법원에 “매우 무거운 관세를 약 1년 가까이 계속 납부해 재무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열흘 안에 각 정부 기관에 환급을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3일에는 미 물류 대기업 페덱스가 관세 환급을 요구하며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통관 업무를 대행하는 물류업체들은 화주를 대신해 관세를 일시적으로 대신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 현금 흐름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니혼게이자이는 권리 보전을 위해 제소 기업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송 과정에서 관세가 위헌·위법이라고 판단될 경우 “이자를 붙여 환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막대한 금액인 만큼 환급을 피하고 가능한 한 많은 세수를 손에 남겨두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도입할 새로운 관세 조치를 근거로 “이미 징수된 관세를 국고에 남겨두는 것이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0일 대법원 판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5년간 법정에서 다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외교문제협의회(CFR)의 제니퍼 힐먼 선임연구원은 “관세 당국의 환급 절차는 이미 확립돼 있으며, 납세자는 환급을 받을 절대적인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