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C커머스의 돌풍 이면에는 역차별 받는 국내 이머커스 업체들의 고통이 존재했습니다. 국내 유통 기업들은 상품 하나를 판매하기 위해 건당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안전 인증 비용을 지불하고 철저하게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C커머스를 통한 해외 직구 상품은 150달러 이하일 경우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되며, 별도의 안전 검증 절차 없이도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되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그 결과 발암물질 장신구, 가품 논란 등 심각한 소비자 피해 사례가 속출했음에도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부재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중소 판매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토종 플랫폼들은 역차별을 호소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겉으로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국내 유통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위기감 속에서, 지난해 연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토종 유통업계에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해당 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에게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위해 상품 차단 및 소비자 피해 보상 책임을 국내 기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부여했습니다. 꼼수를 막기 위해 국내 법인이 있는 경우 해당 법인을 대리인으로 강제하는 등 규제의 그물망을 촘촘하게 짰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 개정으로 C커머스의 핵심 무기였던 초저가 마케팅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가품을 걸러내고 유해 물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자체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하려면 필연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토종 플랫폼들이 이 규제라는 보호막에 기대어 승전보를 울리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법적 족쇄가 채워졌다고 해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해외 거대 플랫폼의 공세가 완전히 꺾일 것이라 믿는 것은 착각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초기 규제 비용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한국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한 전략적 고도화와 맞불 작전이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주요 C커머스 업체들은 이미 한국 내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며 단순한 직구 채널을 넘어 토종 유통 생태계에 직접 뿌리를 내리려 하고 있습니다. 규제의 빈틈을 파고들던 게릴라전에서 벗어나, 막강한 자금력과 현지화 물류망을 결합한 전면전으로 태세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전략 수정은 2026년 국내 유통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새롭게 재편할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 유통업계가 규제 도입에 안주해 혁신의 시간을 허비한다면, 머지않아 업그레이드된 C커머스의 두 번째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토종 플랫폼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도의 테두리에 숨는 것이 아니라, 거대 해외 자본이 결코 단기간에 흉내 낼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본질적 경쟁력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싼 물건을 빠르게 배달하는 경쟁을 넘어, 소비자가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며 머물고 싶은 가치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2026년은 규제로 혜택을 보는 해가 아니라, 진정한 유통 강자를 가리기 위한 진짜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원년임을 업계 모두가 뼈저리게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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