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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반촌에서 읽는 조선 교육의 속살, 성균관을 움직인 또 다른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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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과 반촌 사람들⋯'조선의 대학로'

이투데이

책 '조선의 대학로' 표지


명륜동·혜화동·대학로 일대의 전신인 반촌을 통해 조선 교육 시스템의 이면을 추적하는 책이다. 반촌은 조선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이 자리한 마을이다. 과거시험에 합격해 벼슬에 오르려는 유생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반촌에서 공부했다. 유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성균관 노비인 '반인' 덕분이다. 반인들은 정육점 운영 등으로 돈을 벌어 학교 살림을 떠맡았다. 유생의 생활을 돕는 후견인 구실도 했다. 유생이 벼슬에 오르면 그 보답을 받는 관행도 이어지며 독특한 관계망이 형성됐다. 신분은 낮았지만, 경제력과 교양을 갖춘 반인은 반촌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저자는 옛 기록과 지도를 토대로 사라진 골목과 건물의 자취를 되짚으며 반촌의 흥망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일제강점기 이후 제도가 바뀌며 성균관의 위상은 약해졌지만, 이 일대에는 여러 학교가 들어서며 교육 중심지의 전통이 이어졌다. 대학로의 뿌리를 통해 교육과 출세, 돈과 권력이 얽힌 조선 사회의 한 단면을 쉽게 풀어낸 책이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이투데이

책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표지


전쟁을 도덕적 실패나 지도자의 광기로 설명해온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 '유인'과 '제도'라는 경제학의 렌즈로 1000년 세계사를 다시 읽는 책이다. 저자는 왜 국가가 전쟁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도망치며, 어떤 조직은 끝까지 버티는지를 구조와 선택의 문제로 해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국의 대만 침공설과 일본의 집단 자위권 발언 등 격화하는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전쟁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만, 동시에 제도 혁신을 촉발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역설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왜곡된 정보와 과장된 위협 인식이 전략을 그르친 사례를 통해 정책 결정의 책임 구조를 점검한다. 2차 세계대전기 독일 공군의 성과 보상 체계, 해적의 신호 전략 등은 조직 설계와 리더십에 대한 통찰로 확장된다. 전쟁이 유인과 제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질문하며 혼란의 시대를 읽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

다음을 가능하게 하는 단 하나의 감각⋯'재미의 조건'

이투데이

책 '재미의 조건' 표지


한국영화의 오늘을 묻는 류승완 감독의 인터뷰집이다. '부당거래', '모가디슈', '휴민트' 등을 연출한 류 감독이 인터뷰어 지승호 씨와 마주 앉아 본질·관계·변화·생존 등 네 개의 키워드로 30년 영화 인생을 돌아본다. 그는 왜 영화를 만드는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재미를 생존의 감각이자 창작의 핵심으로 짚는다. 어린 시절 극장에서 체험한 강렬한 감각을 소환하며 영화의 본질을 '진짜 경험'에 둔다. 황정민 등 배우들과의 협업 일화, 동료와 스태프를 향한 고민은 영화가 결국 함께 만드는 작업임을 환기한다. 동시에 거액 계약과 공장식 시스템이 창작을 잠식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K-영화 위기의 실체를 직시한다. 또 그는 OTT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에 영화관의 미래를 '경험의 질'에서 찾는다. 무수한 평가와 비판을 통과하며 구축한 협업의 시스템이 오늘의 자신을 지탱했다고 고백하는 대목은 리더십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이투데이/송석주 기자 ( ssp@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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