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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방귀’ 열사 조롱에 ‘부글’…경찰, AI 모독영상 수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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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유관순 열사를 희화화한 AI 생성 영상 [틱톡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3·1절에 앞서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분노를 사고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제작자를 형사 처벌하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게시된 유관순 열사 조롱 영상을 인지했지만, 아직 내사(입건 전 조사)에는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사는 정식 수사 전 실제 수사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

해당 틱톡 사용자는 지난 22일부터 유관순 열사가 일장기에 애정을 표하거나, 방귀를 뀌고 그 추진력으로 날아오르는 등 희화화 영상을 만들어 20만회 넘는 조회수를 모았다.

유관순 열사는 3·1 운동 참여 후 고문 끝에 옥사했다.

이러한 인물을 조롱했다는 비판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경찰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데도 이유는 있다. 법적 한계 때문이다.

고인 모독 사건 중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혐의는 사자명예훼손죄다.

하지만 이 법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의 영상처럼 참과 거짓을 따지는 일 자체가 의미 없는 원색적 조롱 등은 구성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모욕죄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 모욕죄가 보호하는 대상은 ‘생존하는 인물’이다. 현재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플랫폼 측에 영상 삭제를 요청하고 조처를 대기하는 일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역사적 인물이 ‘고인 모독’ 수준의 유머 소재로 악용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사례가 꽤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오픈AI는 마틴 루터 킹 목사 이미지를 사용한 영상 생성을 막았다. 각종 모욕성 콘텐츠가 양산돼 유족 피해가 이어져서다.

현대 흑인민권운동의 시작으로 꼽히는 킹 목사가 1963년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 중 원숭이 소리를 내는 등 인종차별적 언행을 보이는 허위 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오픈AI는 당시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역사적 인물이나 유족은 그 초상을 어떻게 쓸지 통제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국내의 관련 법 제도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지난해 4월 사자 모욕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발의되긴 했지만, 생성형 AI의 부작용과 결부된 본격적인 입법 논의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역사학계에서는 이같은 ‘조롱성 영상 복원’뿐 아닌 AI의 근본적 부작용이 역사 왜곡과 환각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럴듯한 가짜 영상으로 현혹을 할 수 있고, 질의응답식의 AI 대화 서비스 특성상 왜곡된 정보가 전달돼도 일반 대중이 이를 걸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에서 AI 기술이 독립운동가 등을 조롱하는 용도로 쓰인 사례는 거의 없었다. 외려 이들의 생전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 애국심을 고취한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AI업계 관계자는 “시대에 발맞춰 관련 법 제도 개편 또한 빠르게 이뤄져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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