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평소 아무렇지 않던 무릎에서 서서히 통증이 나타난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찌릿한 느낌이 들고 아침에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를 나이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스를 붙이고 며칠 쉬면 무릎 통증이 괜찮아질 것이라 여기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그렇게 넘긴 통증 뒤에 퇴행성 관절염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관절의 연골이 점차 손상되고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연골은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가운데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이 연골이 마모되면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통증 및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 일상적인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연골에 통증 신경이 없다는 사실이다. 연골이 닳는 과정 자체는 통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X-ray상 마모가 보여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수 있다. 통증이 시작됐다는 것은 이미 연골 손상이 연골 아래 뼈와 주변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단순 노화로 인한 무릎 통증은 근력 감소와 인대 탄성 저하로 인해 나타난다. 오래 걸으면 묵직하고 뻐근하지만 일정 시간 쉬면 비교적 빠르게 호전된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구조적 손상이 핵심이다. 찌릿하고 쑤시는 통증, 타는 듯한 느낌, 아침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뻣뻣함이 특징이다.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첫 발이 아프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초기 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초기와 중기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 원칙은 비수술 치료가 우선이라는 것인데 약물치료, 주사요법,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이 기본이 된다. 최근에는 자가골수 농축 흡인물 주사(BMAC)나 무릎 PRP 주사처럼 재생을 돕는 치료도 등장하여 통증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모든 치료는 환자의 연령, 기저질환, 활동 수준,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관리다. 체중 관리는 관절염 예방 및 진행 억제의 핵심이다. 체중이 1kg 증가할 경우 무릎에는 그 이상의 하중이 실린다. 따라서 실내 자전거, 수영, 평지 걷기, 아쿠아로빅처럼 무릎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무릎 꿇기, 장시간 운전과 같은 자세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은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 기능이 심하게 떨어진다면 그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관절 건강을 방치할 경우 결국 인공관절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초중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수술 시기를 늦추거나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영석 은평 성누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 관절염을 두고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통증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하는데 발병 초기에 전문의 진단을 받고 약물, 주사, 운동치료, 체중 조절을 병행하면 진행 속도를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며 “풍부한 무릎 치료 경험을 갖춘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개인 상태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