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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던 일본 버거킹에 ‘한국산 엔진’ 달더니…어피니티 7500억 잭팟 [시그널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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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포트폴리오 성공 방정식]
100억에 사들여 대대적 수술
메뉴 확대·바이럴 마케팅 적중
‘K-디지털’ 적용 쿠팡이츠도 협업
5년간 현지 은행 문 두드려
저리 대출로 점포수 급증 예고
이 기사는 2026년 2월 26일 16:37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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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일본 외식업은 성숙기를 넘어 정체기에 접어든 영역으로 평가 받아 왔다. 일본 현지에서 50년 역사를 보유한 절대 강자 맥도날드와 강력한 로컬 브랜드 모스버거가 양분하던 시장에서 버거킹은 주목 받지 못하던 언더독에 불과했다.

그러나 버거킹 재팬은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PEF)이자 한국에 거점을 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판권을 인수한 뒤 환골탈태했다. 어피니티는 일본 버거 시장 내 만연하던 비효율을 포착, 한국에서 검증된 오퍼레이션 엔진을 이식하고 가치를 키워냈다. 그리고 최근 이 회사를 골드만삭스에 785억 엔(7500억 원)을 받고 매각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어피니티의 밸류업 공식에 대해 26일 글로벌 투자은행(IB)과 PEF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0억에 사들여 대대적 수술…메뉴 확대·바이럴 마케팅 적중

7년여 전 어피니티가 일본 버거킹 판권을 가져올 당시 상황은 사면초가라 할 만 했다. 롯데가 운영하던 기존 81개 매장은 이렇다 할 브랜드 정체성을 갖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대다수 매장은 노후화됐고 특히 실내 흡연이 허용되는 등 가족형 패스트푸드라는 본연의 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어피니티는 판권을 사들인 직후 롯데가 보유 중이던 66개 매장을 약 100억 원에 선별적으로 양수하며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양적 팽창 대신 수익성이 낮은 입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트래픽이 집중되는 거점으로 매장을 옮기는 ‘리로케이션(Relocation)’ 전략도 가동했다. 일본 특유의 폐쇄적 실내 흡연 문화를 전격 폐지하고 매장을 청결하게 탈바꿈시켰다. 청결과 고급화라는 기본 원칙을 세워 브랜드의 격을 높이는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메뉴 전략에서도 PEF 특유의 데이터 중심 경영이 빛을 발했다. 기존 일본 버거킹은 메뉴 선택의 폭이 좁고 저단가 정책에 매몰돼 있었다. 어피니티는 한국 버거킹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 기반의 프리미엄 전략을 일본에도 그대로 이식했다. 800엔짜리 와퍼부터 2000엔에 육박하는 고가 신메뉴까지 가격 스펙트럼을 대폭 넓혔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1인당 평균 단가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고도의 수익성 개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세련된 바이럴 마케팅이 더해지며 버거킹 특유의 재치 있는 SNS 캠페인이 낡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겨내고 일본 신세대 사이에서 힙한 버거라는 팬덤을 형성했다. 특히 한국에서 성공한 신메뉴를 일본 시장에 기민하게 론칭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디지털’ 적용…쿠팡이츠 협업해 배달 매출 급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일본 버거킹을 완전히 다른 회사로 만든 또다른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보수적인 일본 외식 업계에서는 최초로 키오스크를 전면 도입했으며,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주문과 배달 시스템을 일원화했다. 현재 앱과 키오스크를 포함한 버거킹 재팬의 디지털 결제 전환율은 70%를 상회한다. 현금 중심이었던 일본 사회에서 혁명적 변화로 평가 받기도 한다.

어피니티는 한국의 공격적인 배달 문화를 이식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현지에 본격 진출한 쿠팡이츠와 전략적 협업을 맺었다. 쿠팡이츠의 인프라와 버거킹의 효율적인 조리 시스템이 시너지를 내며 배달 매출이 더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는 운영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인건비는 줄이고 고객 편의성은 극대화하는 PEF식 선진 경영의 정석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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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현지 은행 문 두드려…저리 대출로 점포수 급증 예고

IB 업계가 이번 딜에서 주목하는 또다른 대목은 향후 더 정교하게 펼쳐질 버거킹 재팬의 금융 레버리지 전략이다. 업력이 짧은 외국계 기업에 특히 배타적인 일본 금융권의 벽을 넘기 위해 어피니티는 5년 넘게 현지 은행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이 과정을 통해 확보된 현지 저리 대출 라인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골드만삭스가 매력을 느낀 핵심 요소였다. 향후 버거킹 재팬은 이 같은 금융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점포 수를 대폭 확대할 동력을 얻게 됐다.

새 최대주주가 될 골드만삭스가 일본 내에서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현지 부동산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 중 한 곳인데, 이를 토대로 올해에만 80여 개의 신규 출점을 가속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어피니티는 그간 축적해온 실적과 가파른 성장 잠재력을 앞세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약 20배라는 높은 멀티플을 인정받으며 매각에 성공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골드만삭스는 현재 308개인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늘려 2위 모스버거(1311개)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부동의 1위 맥도날드(3005개)의 아성까지 정조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2028년까지 매출 규모를 현재의 3배 수준인 1200억 엔까지 끌어올린다는 로드맵 가동에도 착수했다.

버거킹 재팬 사례는 한국에서 갈고 닦은 PEF의 정교한 기업 운영 노하우가 일본 시장에서도 만개한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딜은 단순한 재무적 베팅을 넘어 PEF의 오퍼레이션 역량이 정체된 기업의 가치를 어디까지 재창조할 수 있는지 보여준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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