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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설탕세 이어 소금세…'똠양궁' 싱거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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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신장질환 등 나트륨 관련 질병 감소 목표
태국인 하루 평균 섭취량 WHO 권고치 2배
"태국음식하면 ‘단·짠’인데"…저소득층 부담↑ 우려도
한국도 설탕 부담금 논의 본격화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태국이 설탕세에 이어 고염 식품을 겨냥한 소금세 도입을 추진한다. 혈압·신장 질환 등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한 질병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식습관 변화로 이어지기보다 저소득층의 세 부담만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 산하 소비세국은 포장·가공식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단계적 소금세 도입을 준비 중이다.

태국 정부는 인스턴트 라면, 스낵류, 즉석식품 등에 나트륨 함량을 기준으로 소금세를 차등 부과할 방침이다. 패스트푸드를 포함해 조리해서 판매되는 음식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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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한 슈퍼마켓에 인스턴트 라면이 진열돼 있다.(사진=AFP)


소금세는 설탕세와 유사한 구조를 채택해 1회 제공량당 총 나트륨 함량이 높을수록 세율이 올라가게 설계할 방침이다. 우선 최소 6년간 가장 높은 나트륨 함량 제품에만 낮은 수준의 세율을 적용면서, 제조업체들이 적응할 시간을 줄 계획이다. 태국은 2017년 단계적으로 설탕세를 도입해, 지난해 4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라차다 와니차꼰 태국 재무부 산하 소비세국 부국장은 성명에서 “제조업체들이 제품의 성분을 재조정해 나트륨 함량을 점진적으로 낮추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며 “나트륨은 설탕처럼 대체재가 명확하지 않아 설탕세보다 도입이 더 복잡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태국 정부는 소금세 도입이 세수 확대가 아닌 공중보건 개선과 의료 시스템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라차다 부국장은 “이 세금의 목적은 정부 수입 증대가 아니라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 창출과 비(非)조세적 건강 정책을 보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2024~2025년 태국 국가 건강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650㎎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2000㎎ 미만)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고혈압, 신장 및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의료비 부담은 약 1조 6000억 바트(약 73조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 마히돌대학교의 지난해 12월 연구에 따르면, 인스턴트 라면과 스낵에 소금세를 부과할 경우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약 53~8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 대학의 부교수이자 신장 전문의인 수라삭 칸타추베시리는 “공중보건 캠페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세금을 도입해 지나치게 짠맛이 기본값이 되지 않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세금으로 입맛을 바꾸기 어렵다는 회의론과 함께 저소득층에 과도한 세 부담만 지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태국 요리는 짠맛·단맛·신맛·매운맛의 균형을 중시한다. 또 소금은 식품 보존에 널리 사용되며, 나트륨 함량이 높은 피시소스는 쏨땀, 똠얌, 팟타이 등 대표 음식의 필수 재료다.

태국보다 앞서 소금세를 도입한 헝가리와 콜롬비아에서도 나트륨 섭취 감소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중이다. 부다페스트 코르비누스대학의 좀보르 베레즈바이 교수는 헝가리에서 소금세를 포함한 보건 제품세 도입으로 상당한 세수가 걷혔다는 점을 짚으며 “이는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증거로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식품 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 정책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건강세를 도입하는 국가는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당이 과도하게 들어간 식품에 세금·부담금을 부과하는 국가는 영국·프랑스 등 117개 국가에 이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의 80%가 설탕 부담금 도입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담긴 기사를 공유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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