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왜곡죄''를 담은 형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 ‘법왜곡죄’ 놓고 공방
전날 상정된 법왜곡죄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청한 무제한토론은 범여권이 투표로 종료시킨 이날까지 24시간 동안 진행됐다. 첫 토론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약 4시간 40분간의 반대토론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사법부를 향한 명백한 보복이고 이재명 (대통령) 방탄을 위해 짜인 각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왜곡죄와 대법관 증원법, 사실상 4심제를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 사법개악 3법은 사법제도 근본을 바꾸는 내용의 법안들”이라면서 “단순히 조항 몇개를 손보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졸속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 의원 외에 같은 당 주진우, 이만희, 임종득 의원 등이 토론에 나서 해당 법안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고 민주당 인사들에 유리한 법안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여권에서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민주당 이성윤·박균택 의원 등이 나서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성윤 의원은 3시간 15분가량의 토론에서 “법왜곡죄 도입 이유를 단적으로 알려준 장본인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라면서 “법왜곡 행위를 범죄로 단죄하지 않아 조작기소를 남발하고 조희대 법원이 윤석열 내란 세력 단죄는커녕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비호할 수 있었다”며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외에서 지도부들도 말을 보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왜곡죄를 포함한 사법개혁 3법에 대해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법조계와 학계는 물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까지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과 개딸들을 제외하면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은 더 이상 사법부를 성역으로 둘 수 없다. 법 왜곡을 알면서도 왜곡해도 판·검사라는 이유로 처벌할 길이 없는 무력한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전국법원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법조계 ‘사법개혁 3법’ 반발
법조계에서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비판이 계속 나온다. 전날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는 “법왜곡죄 적용 대상에 헌법재판소도 포함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상정된 재판소원법에 대해선 법원 재판을 취소하는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하는 만큼 헌법재판관도 법을 왜곡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형법상 법정소동죄가 규정한 법원의 재판과 법정에 ‘헌재 심판과 심판정이 포함된다’는 2020년 대법원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법원 내부에선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헌재의 재판소원 결정도 공권력의 행사인 만큼 이에 불만을 품은 당사자가 행정법원에 불복소송을 내는 것이 이론상 가능하다”면서 “무한 소송 루프가 이어지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행정소송에 이어 3심 뒤 다시 재판소원을 내면 최대 8번까지 소송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권한을 헌재에서 법원으로 옮기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과 같은 맥락 아니냐는 설명이다.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소송 절차 규정은 마련하지도 않고 법을 공포한 날부터 바로 시행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부장판사는 “재판소원으로 판결이 취소되면 사건번호는 어떻게 붙일 것인지, 헌재에서 법원에 확정기록 열람 등사를 오는 건지, 전자기록을 USB에 담아가는 건지 절차 규정이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헌재도 당초 이러한 점을 우려해 소송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재판소원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에 상정되자 헌재법 원포인트 개정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판사는 “헌재는 아마 법이 통과되면 대법원이 관련 규칙을 알아서 잘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분통이 치민다”고 말했다.
이도형·박세준·장혜진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