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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전력이 지난해 13조원을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실적 호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면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전기료 인하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작년 연결 기준 13조5천24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7%(5조1천601억원) 급증한 것으로, 한전 창사 이래 연간 기준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영업이익은 2016년의 12조15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97조4천345억원으로 4.3% 증가했다.
한전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에는 국제 연료 가격 안정과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 판매량은 2024년 549.8TWh에서 작년 549.4TWh로 0.1%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판매 단가가 kWh(킬로와트시)당 162.9원에서 170.4원으로 4.6% 증가하면서 전기판매수익이 4조1천148억원 증가했다.
반면 자회사 연료비는 3조1천14억원, 민간 발전사 구입 전력비는 6천72억원 감소했다.
2024년 대비 LNG 평균 도입 가격이 13.4% 감소해 전력 도매가격 성격의 계통한계가격(SMP)이 kWh당 2024년 128.4원에서 지난해 112.7원으로 12.2% 내린 영향이 컸다.
아울러 한전은 비용 절감, 사업 조정, 영업제도 개선,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재정 건전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번 실적 개선에는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한전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2022년 이후 총 7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하지만 마지막 두 차례는 주택용은 건드리지 않고 기업이 부담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렸다.
지난해 연간 판매단가 기준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181.9원으로 주택용(159.0원)과 일반용(172.7원)보다 비싸다.
통상 산업용 전기는 고압으로 송전하고 변압 설비도 기업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한전 입장에선 공급 원가가 저렴한데도 산업용이 주택용보다 더 비싼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의 이번 실적 개선을 계기로 산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본격적으로 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요금 조정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전은 아직 재무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며 전기요금 인하에 난색을 보인다.
한전은 여전히 206조원의 부채와 130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이 남아 있어 하루 이자 비용으로만 119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아울러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던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했다.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전기를 공급해 2021∼2023년 무려 47조8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누적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전은 "2021∼2023년 연료비 급등으로 인한 누적 영업 적자 47조8천억원 중 36조1천억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부채는 118조원(부채비율 444%), 차입금 잔액은 84조9천억원에 달하여, 하루 이자 비용만 72억원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차입금 이자 지급과 원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와 첨단산업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송배전망 투자도 예정돼 있어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면 지속적인 재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에 따르면 송배전 설비에 약 113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전은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개편, 지역별 요금 도입 등 산업계 부담을 고려한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 추진을 검토하고 국가 전력망 적기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이날 별도 공시에서 주당 1천540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시가 배당률은 3.2%, 총배당액은 9천886억원이다.
이로써 한전은 지난해 흑자 전환 이후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 데 이어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 배당은 상장기업의 지난해 평균 배당률(3.2%) 수준이다. 2025년 배당성향은 13%대로 정부의 공공기관 중장기 목표인 40%에 미달하는 상황이라고 한전은 전했다.
한전은 "2011년∼2025년까지 15년 기간 중 적자로 인한 무배당 기간이 총 7년에 달할 정도로 무배당 기간이 길어 주주의 배당요구가 크고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등에 따라 배당을 결정했다"며 "다만 향후 투자요소가 큰 만큼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부와 협의해 배당금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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