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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얼굴 사진 1억7000만건 기업에 넘겨준 정부... 헌재 “이미 개인정보 파기돼”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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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6일 정부가 출입국 관리 목적으로 수집한 내·외국인의 얼굴 이미지 등 정보 1억7000만여 건을 인공지능(AI) 개발 민간 기업에 제공한 행위가 위헌이라며 시민단체 등이 청구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기업들에 제공된 정보가 이미 파기돼 헌재 심판을 구할 이익이 소멸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는 모습./뉴스1


이 사건은 2019년 4월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개발사업’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다. 출입국 심사 단순화 및 공항 내 위험 인물 자동 식별·추적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게 사업 목적이었다. 법무부는 2020년 7월 인천국제공항 내 보안·통제구역 안에 기업들이 데이터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는 연구실을 열고,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데이터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내국인 5760만여 명과 외국인 1억2000만여 명의 얼굴 사진 및 국적·성별·출생연도 정보를 제공했다.

이 같은 사실이 2021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되자 “당사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은 2022년 7월 “정부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이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문제가 된 사업은 언론 보도와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로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중단된 후 2021년 12월 31일자로 종료됐고, 기업들에 제공된 정보도 2022년 3월 2일 파기됐다”며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무부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장래에도 유사한 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예외적인 심판 이익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청구인들은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이 출입국심사에서 생체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도 펼쳤지만, 헌재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반드시 생체정보를 활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아니어서, 법조항이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국회의장이 이 사업과 같은 생체정보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 목적 사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하지 않은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청구인들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위와 같은 규정을 제정할 의무가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고, 입법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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