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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금 제치고 '무역 긴장 헤지 자산'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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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셋에 기반한 은 선물 가격(보라선)과 금 선물 가격(파란선) 연초 이후 흐름 비교 [AI 일러스트=권지언 기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은이 금을 앞지르며 대표적인 대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전기차(EV) 산업 확대에 따른 실물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은 특유의 '이중 역할(헤지+성장)'이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올해 은 선물 가격이 약 30% 상승해 같은 기간 20% 오른 금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금대로라면 은 가격은 10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장 상승 흐름을 기록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무역 긴장 고조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는 전통적 흐름 속에서도 은은 금과 달리 산업 경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더 강한 가격 지지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은은 투자 자산이면서 동시에 산업 금속이라는 특성 덕분에 수요 기반이 훨씬 넓다는 설명이다.

실제 은은 태양광,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이러한 구조적 수요는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 시장의 수급 여건도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련 기관들은 글로벌 은 시장이 올해에 이어 2026년까지 공급 부족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6년 예상 부족 규모는 약 6,700만 온스에 달한다. 이는 6년 연속 공급 부족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급 격차가 중기적으로 가격의 견고한 하단을 형성하는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구조적 산업 수요가 유지되는 한 은 가격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은은 산업 수요와 밀접한 만큼 경기 사이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변동성 또한 금보다 큰 편이다. 실제 은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가 대비 20% 넘게 조정을 겪었고, 하루 낙폭이 수십 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단기 급등락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최근 가격 움직임이 추세적 약세 전환이라기보다 차익 실현과 투기적 거래가 맞물린 '조정 국면'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와 동유럽·중동 등 지정학적 긴장 역시 귀금속 시장에는 여전히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 수요가 유지되면서 은 역시 수혜를 입는 구조다.

통화정책 환경도 귀금속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점진적 완화로 이동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귀금속의 보유 기회비용이 줄어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시장 관계자들은 은 시장이 단기 뉴스에 좌우되는 단계에서 벗어나, 공급 부족과 산업 수요라는 펀더멘털 중심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의 가격 변동성은 구조적 상승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재조정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불확실성이 커지는 세계 경제 환경에서 은은 위험 회피와 성장 노출을 동시에 제공하는 드문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이중적 특성'이 향후 시장에서도 은의 매력을 지속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물 은 가격은 온스당 90.73달러로 3.9% 상승하며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은 가격이 올해 다시 온스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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