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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기간 훌쩍 넘긴 청원 수두룩…빛좋은 국회 국민청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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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된 청원 269건 중 241건 심사기간 도과
"국민 청원에 대해 합당한 심사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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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 접수된 청원은 25일 기준 모두 269건으로, 이 가운데 채택된 청원은 단 한 건도 없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늑장 심사' 탓이 크다. 표면적으로는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청원권은 작동하고 있으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조건을 충족한 청원들이 국회의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국민의 다양한 제안과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풍토가 만연해 국회의 국민청원제도는 사실상 무늬만 남은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청원은 두 가지로 나뉜다. 국민의 동의를 받아 전자적 방식으로 제출하는 '국민동의청원'과 국회의원의 소개를 받아 서면이나 전자청원시스템을 통해 제출하는 '의원소개'다. 20대 국회부터 시작된 국민동의청원은 30일 동안 5만 명의 국민 동의를 얻어야만 정식으로 국회에 접수된다. 국민동의청원이 의원소개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 접수된 청원은 25일 기준 모두 278건이다. 이 가운데 이미 청원 목적이 달성됐거나, 청원 취지가 실현될 수 없거나,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본회의 불부의' 8건, '청원인의 철회' 1건을 제외한 269건은 각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모든 상임위를 통틀어 법제사법위원회(103건)가 가장 많고, 행정안전위원회(44건)가 뒤를 이었다.

국회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대목은 따로 있다. 국회법에 따라 위원회는 청원이 회부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국회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에 접수된 청원 269건 중 89.6%에 해당하는 241건은 이미 심사 기간을 넘겼다. 기간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1회에 한해 60일 범위 안에서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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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국민동의청원이 방치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 청원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동의청원 누리집 갈무리


심지어 "교제 폭력 피해자의 신변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가해자에 대해 스토킹 처벌법을 적용해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은 2024년 6월 18일 법사위에 넘겨진 이후 소위에서 한 차례 토의 안건으로 다뤄졌을 뿐,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심사가 미뤄지고 있다. 계류된 다른 청원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국회 때처럼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고질적인 방치 풍토가 깊숙이 자리 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8대 국회 이후 국회에 접수된 청원의 약 79%가 장기간 미처리 상태로 계류하다가 국회의원 임기 만료에 따라 폐기됐다. 특히 21대 국회에서는 83%의 청원이 처리되지 못했고, 임기 4년 동안 채택된 청원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8대 국회까지 범위를 넓히면 채택된 청원은 단 9건에 불과하다.

청원 심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법안도 소관 상임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청원이 예외 없이 위원회에 회부된 후 30일이 지난 날 이후 처음으로 개회하는 위원회에 상정된 것으로 보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박주민 민주당 의원)돼 있는데, 약 1년 6개월 동안 논의에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이 법안 역시 심도 있게 다뤄질지 불투명하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 <더팩트>와 통화에서 "다수의 청원이 계류 중인 건 국회가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한 국민청원제의 제도적 취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여러 국민의 동의로 청원이 이뤄진 만큼 합당한 심사가 이뤄져야 하고, 소관 위원회나 청원심사소위원회에 해당 청원의 자동 상정, 심의할 때 청원 대표자가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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